[현장르포] 가뭄극복 물 공급 현장을 가다
“모내기철, 한방울의 물이 아쉽습니다.”
본격적인 모내기철을 앞둔 1일 극심한 가뭄으로 물공급에 비상이 걸린 창원시 본포양수장 일대를 찾았다. 창원시 동읍 화양리 주남저수지. 이 곳은 겨울철 철새도래지로 유명하지만 영농철에는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젖줄이다.
하지만 최근 비가 내리지 않아 저수지는 날로 메말라가 저수율이 47% 아래로 떨어져 본격 모내기를 앞둔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최근 10여년간 저수율이 이렇게 낮은 것은 처음이라는 것이 농어촌공사 관계자의 얘기다. 530만t을 채울 수 있는 물그릇에 250만t만 남아 있어 물관리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수위는 3.07m였다. 논바닥을 쳐다보고 있던 한 농업인은 “비가 온다는 예보에도 경남은 비가 내리지 않는다. 이대로 가면 모내기를 제때 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며 한숨을 내 쉬었다.
차를 이동해 동읍 끝자락에 있는 본포에 다다르자 작업복을 입은 사람들이 하나·둘 눈에 띄었다.
바깥기온은 30도를 넘나들었다. 농어촌공사에서 동원한 60여명의 작업자들이 농사용 물길을 확보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포클레인이 수로를 파고, 인부들이 보를 따라 줄지어 서서 구슬땀을 흘리며 수초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날 농어촌공사 창원지사와 농업인들은 주남저수지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10년만에 처음으로 낙동강물을 끌어왔다.
농어촌공사 창원지사 김해동부장은 “극심한 가뭄에 선제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모내기에 차질이 없도록 6월말까지 1일 평균 8만t의 물을 낙동강에서 끌어와 주남저수지에 담을 계획”이라고 했다.
본포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김영곤(55)씨는 “요즘처럼 가뭄이 심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한방울의 물이 아쉽다. 가뭄에 낙동강 수위마저 내려가면 강물을 끌어다 쓸수도 없을 것”이라며 “농어촌공사와 수자원공사가 긴밀한 협조로 인근 합천·함안보를 활용해 낙동강물을 적기에 공급, 농민들의 근심을 덜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현재 경남지역 강수량은 199.5mm로 평년(360.5mm) 대비 55.7%로 부족하다. 도내 평균저수율은 66.5%로 평년(79.3%) 대비 83.9%이다. 모내기는 2만5771ha(45.8%)가 실시했다. 아직까지는 모내기 등의 농업용수공급에 지장이 없는 상태라는 것이 농어촌공사측의 설명이다.
공사측 관계자는 “가뭄에 사전대처하기 위해 저수지 저수율에 따라 4단계로 관리하고 있으며 저수율이 60% 이하인 경계단계에서부터 용수확보계획을 수립해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은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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