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 사천바다케이블카, 조선소 방치하고 개통해도 되나
[현장칼럼] 사천바다케이블카, 조선소 방치하고 개통해도 되나
  • 이웅재
  • 승인 2017.06.06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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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재기자
사천시 관광산업 육성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향촌2 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이 제자리 걸음하면서 사천바다케이블카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한려수도를 가로질러 운행하는 사천바다케이블카에 있어 ‘청정해역 조망권’은 사업의 성패를 가를 만큼 대단히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향촌2 일반산단 조성사업’은 사천시 해안의 미관을 해치는 주범으로 지적받고 있는 소규모 수리조선소를 도시 외곽에 집적화하는 것으로 사천시 쓰레기매립장 인근 사등동 산34번지 앞 공유수면 6만8661㎡을 매립해 산업단지 6만2153㎡와 진입도로 6508㎡ 규모로 조성하는 것이 골자다.

여기에는 시의 유명 관광지인 삼천포대교 인근에서 조업하고 있는 J·H조선과 노산공원 인근에서 조업하고 있는 S조선이 옮겨올 예정이다. 특히 사천시는 대방동과 향촌동 신항만에서 조업하고 있는 선박기자재 등 블럭제작업체의 이전을 유도해 한려수도 청정해역의 경관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들 조선소는 주민들의 주거공간 가까이 밀접해 있어 그동안 수시로 민원이 제기되고 한려수도의 수려한 해안미관을 해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런데 이 사업은 부지 조성단가가 평당 180만 원 정도로 알려지면서 실입주자들이 외면하는 등 난관에 봉착했다. 줄지어 도산하는 인근 지역 조선업체의 값싼 부지가 많다는 것도 원인 중 하나다.

실입주자들은 평당 100만 원도 많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높은 조성단가의 원인으로 용역 등 수십억원이 들어가는 과정을 거치는 공영개발 방식을 꼽고 있다. 특히 실입주자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매립 우선주의 방식은 차후 용도에 맞게 재공사하는 2중 비용의 부담을 져야 한다고 했다. 선박 수리·건조에 필수시설인 플로 팅 독 건설 등을 업체가 미리 결정하고 매립한다면 적게는 1/3, 많게는 절반까지 조성단가를 낮출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도 이들의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사천시는 법적으로 행정이 아닌 개인 개발로 공유수면 매립은 안된다고 밝혔다. 높은 조성원가, 개발방식 등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발목잡힌 ‘향촌2 일반산단 조성사업’이 사천바다케이블카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최근 박태정 사천바다케이블카준비단장을 만났다. 그는 “사천바다케이블카 설치사업은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사천시 행정국장을 역임했던 박 단장의 말이니 일단은 수긍한다. 그런데 박 단장이 성공적인 상업운행을 전제로 말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사천바다케이블카는 낙후된 지역의 관광산업을 부흥시킬 마중물이 돼야 하고, 지역 관광상품의 효용을 극대화하는 견인차가 돼야 한다. 그런데 아직은 마중물이 될지 견인차가 될지 애물단지가 될지 윤곽이 잡히지 않는다. 사천바다케이블카는 빈약한 인프라와 열악한 환경도 문제지만 통영·여수·지리산·금오산·송정케이블카 등 현실적·잠재적으로 막강한 경쟁자가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사천바다케이블카 주변상황이 섣불리 성공을 장담해도 될 정도로 녹록치 않아 보인다. 사천바다케이블카가 사천시정의 한 축인 해양관광산업의 총아로 탄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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