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경남경제의 신성장동력과 숙련기술인프라
공역식(한국산업인력공단 경남지사장)
[특별기고] 경남경제의 신성장동력과 숙련기술인프라
공역식(한국산업인력공단 경남지사장)
  • 경남일보
  • 승인 2017.06.13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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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역식(한국산업인력공단 경남지사장)


조선조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업적을 남긴 임금으로 꼽히는 세종은 집권 초기에 인재를 모으고 양성하는 일에 매진했다. 완전한 군왕의 모습을 갖춰가면서 세종은 정적이나 반대파들을 조정으로 불러들였다. 양녕대군 쪽에 줄을 섰다가 유배까지 간 황희와 세종의 장인 심온을 죽이는데 앞장선 유정현을 등용시켜 갈라진 조선사회를 통합했고, 건국초기 바닥난 재정문제를 해결했다. 후보시절 세종대왕 리더십을 내세웠던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도 연일 화제다. 선거기간 내내 갈라진 민심을 추스르기 위해 계파와 지역을 뛰어넘는 인사를 선보이고 있다. 자신의 최측근들을 배제시키고 다양한 분야의 인재를 찾고자 애쓰는 모습은 대탕평과 화합인사라는 측면에서 소통을 원하던 국민의 갈증을 해소시켜주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그렇지만 새로운 정부를 맞이하는 우리 경남의 지역경제는 어느 때보다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경남을 대표하던 조선산업의 침체와 전통적인 기계산업의 위축으로 불황의 그늘에서 쉽게 벗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위기를 탈출하기 위한 해법으로 지역산업을 지탱하고 있는 중공업 중심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4차 산업혁명을 통해 답을 찾고 있으나 당장 고용시장의 안정화를 위한 출구가 쉽게 보이지 않는 형편이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핵심인재를 양성하고 숙련기술자에 대한 관심을 통해 우리산업을 지탱해온 뿌리산업에서 성장동력을 찾아보는 지혜도 필요하다. 경남에는 산업현장에서 오랜 경험과 기술력을 축적한 인재들이 넘쳐날 정도로 많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인재로 ‘대한민국 명장’이 있다. 전국적으로 총 616명의 명장 중 108명이 경남지역에서 배출됐다. 각 분야의 명장들은 산업현장에서 후배들을 양성하고 기능인이 존경받는 사회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대한민국 산업현장교수’도 빼놓을 수 없는 숙련기술 인프라다. 산업현장교수들의 보유 비중도 우리지역이 월등하다. 전체 1404명 중 10%가 넘는 165명의 교수가 경남에서 배출됐다. 산업현장교수들의 활약상은 중소기업과 훈련기관을 지원하고 있는 성과를 보면 실로 대단하다. 창원지역의 기계가공업을 하는 기업에 파견된 산업현장교수가 작업과정의 개선을 통해 연간 2억원의 비용절감을 하도록 지원했고, 3D 프린터 신제품을 개발하는 기업을 지원한 산업현장교수는 정부의 핵심기술 개발사업에 선정되도록 하는 등 각 분야에서 기술전수자로서의 눈부신 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숙련기술인들의 중요한 역할은 세대간의 간격을 좁혀주는데 있다. 우리사회는 어느 순간 청년들과 기성 세대간에 사회를 바라보는 인식차이로 인해 갈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숙련기술인들은 후배들의 ‘인생멘토’로서의 자연스러운 소통을 통해 국력을 하나로 모으는 소중한 자원이다. 경남 경제를 튼실히 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이끌어낼 소중한 인적자원인 숙력기술인을 우대하고 육성하도록 정부기관을 포함한 전 분야에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 나가야 할 시점이다.


공역식(한국산업인력공단 경남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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