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단상] 필요 이상의 겉치레
[월요단상] 필요 이상의 겉치레
  • 경남일보
  • 승인 2017.05.28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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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경쟁의 심리는 성취내지 발전의 원동력이 되기 때문에 꿈을 가진 사람이라면 목표를 향하여 경쟁의 마당에 뛰어들어 앞을 다투기도 한다. 그러나 경쟁심은 허영심과 연결되기 쉽고, 허영심과 어울려 상승작용을 일으켜 어리석음의 진창으로 빠져들 수도 있다. 경쟁심은 남을 의식하기 마련이고, 남에 대한 의식은 쉽게 우리를 허영으로 데려다 주기도 하며, 필요 이상의 겉치레는 어리석음의 근원이 된다고 볼 수 있다.

살다보면 주변사람들을 의식하게 마련이고, 초라한 자신의 모습을 남에게 보이기 싫은 것도 사람으로서의 자연스러운 마음이기도 하다. 남에게 초라한 모습으로 드러나기를 원치 않는 심정을 허영심이라 부른다면 허영심이란 누구에게나 있는 자연스런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허영심이라는 심정 또한 정도가 지나칠 수밖에 없는 심리의 대표적인 것으로써 정도를 벗어날 때 누구나 어리석음을 늪으로 빠져들면서 삶의 핵심은 망각하고 오르지 껍데기만 쫓을 수밖에 없다.

삶의 핵심이란 먼데 있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고 이룩할 수 있는 일상적인 것이라고 봐야 한다. 삶의 가치가 실현되는 것은 화려하고 좋은 곳이 아닐 수 있겠지만, 겉만 화려하게 보이고 싶은 욕망 또한 삶의 알맹이와 연결된 행복이 아니라 삶의 껍데기를 쫓는 오직 겉치레의 만족일 뿐이다. 높은 이상을 추구하는 마음이 허영심의 지배하에 놓일 경우에는 모처럼 세운 높은 이상도 알맹이 없는 한갓 껍데기로만 남을 수밖에 없다.

삶의 가치가 실현되는 건 이상을 향해 한 걸음씩 접근하는 그날의 실천과정 속에 있다. 일상적 실천 속에 가치의 열매는 서서히 여물어 가는 것이며, 뜻있는 목표를 위해 정성스러운 노력을 기울였다는 그 사실 속에 귀중한 가치가 실현된다고 볼 수 있다. 천부의 재능을 가진 탁월한 사람들만이 높고 뜻있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뜻을 바르게 세우고 그 목표를 선택한 사람의 마음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허영심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화려하게 몸치장을 하고 좋은 위치에 서야 하겠지만 그러나 삶의 성공과 실패는 남과의 비교에서 판가름 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어디에 서서 무엇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삶의 보람도 필요 이상의 겉치레에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나의 타고난 가능성이 바르게 발휘되는 일상생활 속에서 이루어진다. 그렇다고 화려한 삶이 나쁘다는 건 아니다. 다만 알맹이 없는 화려한 삶은 허무하다는 것이며, 드러나지 않는 소박한 일상생활이 더욱 소중하다는 뜻이다.

 
<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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