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 있는 전통기와 업체 ‘산청토기와’
기술력 있는 전통기와 업체 ‘산청토기와’
  • 강진성
  • 승인 2017.06.26 1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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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기와 전문업체 (주)산청토기와 김남주(오른쪽) 대표와 딸 신유나 관리팀장이 최근 개발한 ‘이중형상 암막새(사진 왼쪽 아래)’와 ‘컬러기와(오른쪽)’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산청토기와는 세라믹기술원의 ‘융합세라믹 기업활성화 지원사업’을 통해 다양한 제품과 기술력 갖춘 기와업체로 성장했다. 강진성기자




전통기와 전문업체 ‘산청토기와’는 업계에서 못 만드는 것이 없는 곳으로 통한다. 기성제품 외에 특별한 주문품을 찾는 손님들은 묻고 물어 이곳을 찾게 된다. 산청토기와는 기술력 있는 전통기와 업체로 입지를 다졌다. 1978년 산청공예사로 시작했다. 1990년 산청토기와로 상호를 바꾸면서 며느리인 김남주 사장이 경영을 맡았다. 산청토기와는 한식기와 업체로 이미 이름난 곳이다.

한식기와 업체는 1980년대 만해도 전국 60여개에 달했다. 지금은 수요가 줄면서 8곳 밖에 남지 않았다. 경남에서는 유일하게 산청토기와만 남았다. 기와업계의 몰락은 줄어든 수요도 있지만 시대흐름을 읽지 못한 기술력 한계도 있었다. 산청토기와도 기와 자체에는 잔뼈가 굵었지만 새로운 제품개발에는 선뜻 나서지 못했다. 개발비용도 문제지만 자칫 새제품이 시장에서 통하지 않을 경우 회사자체가 몰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개발에 목말라 있던 산청토기와는 2014년 산업통상자원부와 경남도가 지원하는 ‘경남지역산업과 이전공공기관 연계 융합세라믹 기업활성화 지원사업’을 통해 한국세라믹기술원을 만나면서 전환기를 맞는다. 세라믹기술원은 전통적 세라믹분야인 도기에서 최첨단 전기·전자·의료·항공 세라믹소재까지 연구하는 국내유일 세라믹 전문기관이다. 세라믹기술원은 진주이전을 맞아 지역 세라믹기업 활성화를 위한 지원사업에 나선 차였다.

산청토기와는 3년간 세라믹기술원의 기술지원에 힘입어 다양한 성과를 냈다. 그 중 ‘이중형상 암막새’와 ‘색이장을 이용한 컬러기와’가 대표적이다. 이중형상 암막새는 ‘암막새’와 ‘암기와’로 구성된 두 장의 기와를 한 장에 구현한 기와다. 언뜻 보기엔 단순해 보이지만 접합부분에 크랙(금)이 나기 쉬워 시제품으로 구현하기 어렵다. 산청토기와는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는 있었지만 매번 개발에는 실패했다. 세라믹기술원의 기술지원을 받으면서 지난해 시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이 제품은 기존 기와대비 재료비가 23%가량 절감된다. 시공 기간이 줄어 인건비도 절감되는 효과가 있다. 무게까지 가벼워 지붕하중을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산청토기와는 이중형상 암막새 개발로 기술력 향상과 함께 차세대 제품군을 갖추게 됐다. 특허까지 받아 업계 영향력도 커질 전망이다.

세라믹기술원의 지원으로 탄생한 또다른 제품은 ‘색이장을 이용한 컬러기와’는 무광컬러 기와다. 유광 컬러기와는 이미 업계에서 생산돼 왔지만 무광컬러는 포기할 정도로 어려운 작업으로 통했다. 기와를 가마에 굽는 과정에서 쉽게 색이 변하기 때문이다. 이 작업도 지난해부터 세라믹기술원과 함께 연구한 끝에 성공했다. 이와함께 세라믹안료를 활용한 점토기와 시제품도 개발했다.

새제품은 아직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지만 향후 다양한 건축수요에 맞춰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자리를 잡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남주(57) 산청토기와 대표는 “기와업체는 영세하다보니 연구개발 인력을 별도로 두기 어렵다. 이렇다 보니 새로운 제품을 만들때는 감(感)으로 하는 경우가 있다. 그렇다보니 실패가 많다”며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만 있던 우리에게 세라믹기술원은 이론적인 기술을 지원했다. 함께 제품개발을 하면서 산청토기와는 기술력있는 업체로 입지를 다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세라믹기술원이 진주혁신도시로 이전한 뒤 많이 좋아졌다. 가까이 있다보니 시료분석이나 기술자문 얻기가 좋다”며 “세라믹기술원을 통해 경남지역 세라믹업계가 활력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산청토기와는 세라믹기술원과 함께 기술력 있는 제품개발과 경영에 두각을 보이면서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관리팀장을 맡고 있는 김 대표의 딸 신유나(32)씨는 세라믹기술원을 자주 들락거린다. 신 씨는 “지방에서는 전문인력의 기술자문을 얻기가 정말 어렵다. 이번 지원사업을 통해 전문가들을 알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며 “제품을 개발하다 의문점이 생기면 바로 물어 볼 수 있어 좋다. 세라믹기술원은 우리같은 업체에게는 든든한 우군이다”고 전했다. 그는 “기와업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트렌드에 맞는 제품개발이 중요하다. 제품을 개발하면서 다양한 아이디어도 생긴다. 공공기관이 지역산업을 살리기위해 다양한 지원을 앞으로도 해 나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강진성기자 news24@gnnews.co.kr

 

 
세라믹기술원의 기술지원을 통해 제품화에 성공한 ‘이중형상 암막새’. 기존 암막새와 암기와를 합친 제품으로 가볍고 재료 및 시공비가 절약돼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산청토기와의 색이장을 이용한 컬러기와(유약기와). 색구현이 어려운 무광 컬러를 성공시킨 제품이다. 최근 다양한 컬러기와 수요가 생기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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