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6시 10분께 창녕군 창녕읍 술정리 모 고물상 앞 도로에서 손수레에 폐지를 주어온 김점식(86)할아버지. 김 할아버지는 빈 박스를 고물상에 판매하기 위해 창녕읍 시내에서 수집한 각종 상자 및 폐지를 손수레에 싣고 B 고물상에 판매하여 생계비를 마련하기 위해 다른 노인들보다 일찌기 일어나 새벽부터 손수레에 담기위해 움직이고 있다.
김 할아버지는 “손수레에 모은 폐지 등을 근처 고물상에 1㎏당 80원을 받고 넘기고 있다”며 “전날만 해도 폐지 1㎏당 60원이었지만, 이날 고물상에서 20원을 올려 조금 더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같이 김 할아버지가 새벽부터 동네를 돌아다니며 줍는 폐지의 양은 손수레 하루 3~4대 분량이다. 적지 않은 양이지만 김 할아버지가 손에 쥐는 돈은 1만5000원에서 2만원. 김 할아버지는 “요즘은 노인들끼리 경쟁이 심해 다른 노인들은 하루 1만원 벌기도 힘들 것”이라며 “나는 이런(읍내 대형마트 등)곳에서 박스를 많이 내줘 사정이 조금 낫다”고 말했다.
26일 창녕군에 따르면 군내에서 폐지수거 노인 수는 군내 100여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최근 경제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폐지수거 노인이 부쩍 늘어나 지금은 군내 150여명을 웃돌 것이라고 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자 폐지를 줍는 노인들의 경쟁도 만만치 않다. 이날 오후 창녕읍 전통시장에서 만난 한 노인은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은 오전에, 가정집은 오후 늦게 폐지가 나온다”며 “시간을 잘 맞춰 가야 그 물건도 주어 올 수 있으며 조금만 늦으면 다른 노인들이 다 가져 가버린다”고 말했다.
더운 날씨 속에서 모은 폐지를 고물상에 넘긴 다른 신모(88)할아버지는 호주머니에 1000원짜리 8장과 동전 몇 개를 보여주며 “그제 수입인데 이번 주는 폐지의 양이 많이 나올 것이라”며 기대했다. 이같이 폐지를 줍던 세 노인들의 바람은 정부의 지원도, 자식들의 용돈도 아니었다. 이들은 “경제가 어려워서 그런지 폐지가 줄어드는 상황이지만 줍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며 “경제가 조금 나아져 폐지라도 마음 편히 주울 수 있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정규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