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은 3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전당대회를 열어 신임 당 대표에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를, 최고위원에 이철우·김태흠·류여해·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 청년 최고위원은 이재영 전 의원이 뽑혔다. 지난해 12월16일 이정현 전 대표 체제가 무너진 6개월여만에 정상적 지도부가 들어서게 됐다. 이에 따라 한국당과 바른정당이 ‘보수적통’의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홍 신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당을 바로 세우고 대한민국의 보수우파를 재건하는 대장정을 시작하겠다”며 “혁신에는 희생이 따른다. 육참골단(肉斬骨斷·자신의 살을 내주고, 상대의 뼈를 끊는다)의 각오로 스스로를 혁신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인적혁신, 조직혁신, 정책혁신의 3대 혁신 추진을 위해 즉각 혁신위원회를 구성하겠다”며 “혁신위는 최대한 외부인사로 구성해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혁신이 되도록 하겠다. 당 윤리위원회도 전원 외부인사로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합해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는 외부의 적과 싸울 수 있는 최소한의 힘도 없다”며 “내부 총질은 안된다. 자부자강(自富自强)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강한 토론은 우리를 강하게 만들지만 기득권을 위한 주장은 분열과 파탄만 낳는다”며 “우리 모두 내려놓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보수우파의 가치를 바로 세워야 한다. 정치적 이익만 쫓아 몰려다니는 권력 해바라기는 안된다”며 “가치도 없고 이념도 없는 무능 부패 정당은 희망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보수정당의 몰락에 대한 친박(친박근혜)계의 책임론을 거듭 제기하면서 인적청산 의지를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방선거 다가올수록 ‘통합론’ 커질 듯=정치권은 한국당과 바른정당이 ‘경쟁과 통합’이라는 두가지 트랙을 놓고 벌일 줄다리기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로서는 두 보수야당의 통합론이 힘을 받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한국당은 물론 바른정당 역시 지도부 초창기인 만큼 서로 혁신 작업에 전념하며 치열한 ‘보수적자’ 경쟁에 나설 것이다.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아직 진행 중이고 추경,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 현안에 대한 대응 역시 시급한 과제다.
보수통합 방법론을 두고 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는 점도 넘어야 할 장애물이다.
홍 대표는 경선과정에서 바른정당을 ‘기생정당’이라고 표현하며 통합해도 흡수통합식이 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반면 이 대표는 바른정당이 일정 수준의 지지율을 회복한 뒤에야 연대나 합당 등의 통합이 가능하다는 ‘자강론’을 앞세우고 있다.
일각에선 홍 대표와 이 대표 모두 쓴소리를 마다치 않는 공격형 스타일이라 최악의 조합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김응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