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6일 신임사무총장에 홍문표 의원을 임명하는 등 당직 인선을 단행했다. 홍대표가 가까운 인사들이 대거 주요 당직을 꿰차 ‘친홍’(친 홍준표)가 구축됐다. 그러나 친박근혜(친박)계는 단 한 명도 주요 당직을 맡지 못했고, 경남 출신도 한명 없다.
홍 대표는 이날 당무를 총괄할 사무총장에 바른정당 탈당파인 3선의 홍문표 의원을 임명했다. 홍 대표는 임명 배경으로 “당의 포용과 통합의 정신을 담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과 가까운 홍 의원을 사무총장에, 서용교 전 의원을 조직부총장으로 임명한 것은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염두에 둔 인사라는 분석이다.
또 전략기획부총장으로 임명된 김명연 의원은 대선 기간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으로 홍 대표를 수행했고, 대변인으로 임명된 강효상 의원은 미디어본부장을 맡아 홍 대표의 TV토론을 책임졌고, 전희경 의원은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을 지냈다.
무엇보다 홍 대표의 최측근으로 대선 후보 수행단장을 역임한 김대식 동서대 교수가 여의도연구원장을 맡게 됐다.
특히 이번 당직 인선은 지난 2011년의 실패가 반면교사가 된 것으로 보인다. 당을 안정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측근 그룹 포진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홍 대표는 지난 2011년 7월 한나라당 대표에 선출됐지만, 각각 다른 계파의 지원을 받고 있던 유승민·원희룡·남경필 최고위원 등으로부터 포위된 형국이었고 당을 운영하는 데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에 홍 대표가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친정체제를 구축할 수 있었던 데에는 당 대표의 권한을 대폭 강화한 당헌·당규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홍 대표의 ‘마이웨이 인사’를 놓고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은 공개적인 문제 제기는 자제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다.
김태흠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요즘 밖에서 홍 대표의 문고리 3인방 이야기가 나오는 것 알고 있나”라면서 “최고위원, 여의도연구원장 등의 자리에 자기 사람만 심는 인사가 어디 있나”라고 문제를 제기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또 정우택 원내대표는 “사전 협의도 없이 안건을 올리면 어떻게 하느냐”면서 절차적인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대식 여의도연구원장 임명을 두고 당헌·당규를 위반했다는 논란도 있다.
당규에 여의도연구원장 임기는 2년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추경호 전 원장이 4개월 만에 중도하차하게 됐기 때문이다.
김응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