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칼럼] 이 기술이 멋진 미래를 약속합니다
안지산(경상대 학보사 편집국장)
[대학생칼럼] 이 기술이 멋진 미래를 약속합니다
안지산(경상대 학보사 편집국장)
  • 경남일보
  • 승인 2017.07.11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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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보다 더 전문적이고 실수 없는 로봇들이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고 있다. 다가 올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일자리가 더 줄어들 것이라는 예견이 대세다. 로봇이 주역이 되는 시대가 머지 않았나보다. 주위를 둘러보면 실감할 수 있을 만큼 짧은 시간 동안 세상에는 참 편리한 기계가 많이 생겨났다. 전화 문의에서 안내원의 목소리보다 ARS 음성을 듣는 횟수가 잦아졌고 가게 계산대의 판매원 자리도 키오스크(매장에 설치된 터치스크린 방식의 무인 주문 시스템)가 대체하고 있다.

얼마 전 로봇 산업에 대한 내용을 취재하러 일본 도쿄를 방문했다. 전시회, 박물관, 기업 등을 돌아다니며 로봇의 인공지능에 감탄하기 바쁜 시간이었다. ‘이 기술이 멋진 미래를 약속합니다’라는 현수막 문구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가정용 로봇부터, 공장 자동화의 주역이 될 산업용 로봇까지 인간의 편리한 삶을 위해 인간만이 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영역까지 이미 기계로 대체되고 있었다. 로봇이 모든 일을 도맡아 하고 인간은 놀며 쉬는 ‘호모 루덴스’로의 진화도 멀지 않았는가 싶었다.

일본 소프트뱅크사의 가정용 로봇 페퍼는 청각, 시각적 자극에 반응하고 인간과 눈을 마주하며 상대방의 감정을 예측하고 그에 맞는 행동을 한다. 물론 진짜 감정을 예측하는 것은 아니고 호르몬 분비량이나 심장 맥박 등의 수치화된 데이터를 측정한다. 굉장한 일이다. 그러나 마음 한 켠에 왠지 모를 불안감이 자리 잡았다. 대중은 페퍼와 눈을 마주치고 페퍼의 적절한 행동을 보며 인간적인 로봇이라는 찬사를 쏟아내지만 과연 페퍼의 행동이 정말 사람다운 것일까 생각해 보아야 한다. 사람다움이란 눈을 마주치고 적절한 소통을 100% 확률로 오차 없이 해내는 것을 뜻하는 것만이 아니다. ‘사람다움’이란 영역마저 로봇에게 내어준다면 인간의 삶은 무엇이 될지 생각해봐야 한다.

과학의 발전은 인류 다수에게 무궁한 가능성을 열어 주지만 기술 발전은 항상 양날의 검으로 새로운 위험을 안고 온다. 일본 도쿄의 기술 전시회에서 내가 본 현수막 속 문구, ‘이 기술이 멋진 미래를 약속합니다’는 훌륭한 문구임이 틀림없다. 다만 기약된 미래에 생길 부작용이 인간의 건전한 삶을 해칠 우려가 있다면, 과연 그마저 멋진 것일까?


안지산(경상대 학보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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