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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일시론] ‘큰 포석과 여백의 정치 아쉽다’
이재현(객원논설위원·진주교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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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26  21: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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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9일 고리원전 1호기 영구정지 기념행사는 국가 에너지 정책의 혁명적 전환을 의미하는 탈(脫)원전 정책 선언이 그 핵심 내용이다. 이러한 선언의 판단 근거는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과 환경 차원의 득실에 있다. 전력수급의 경제성은 그 논의를 별도로 하고라도 대통령의 탈원전 선언의 가장 큰 문제는 에너지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나라에 에너지안보는 바로 국가 안보와 직결된다는 에너지안보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덜 읽혀지고 있다는 점에 있다. 한 국가의 장(長)이 지향해야 할 가장 큰 지향점은 국가의 생존과 번영이다. 그 다음문제가 국가 구성원인 국민의 포괄적이고도 지속적인 삶의 질 개선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는 탈(脫)원전 정책 선언의 판단 근거에 오류가 없는지 팩트(facts)의 인과관계에 근거한 전문가들의 철저한 검증을 거치는 것이 우선이다. 논의의 외연을 더 확대하면 이것은 팩트(facts)가 지니고 있는 현재성이 정치 지도자의 신념과 어떻게 조화될 수 있는가 하는 문제, 그리고 대선공약 이행과정과 맞물려 있는 새 정부 추진동력의 하나인 ‘적폐’에 대한 개념 정리가 다시 필요하다는 의미다.



‘적폐’, 개념 정리 다시 해야

‘정관정요’(貞觀政要)는 고대 중국 최전성기 ‘정관의 치’를 열었던 당 태종의 탁월한 리더십을 기록한 책이다. 인간의 욕망과 집착이라는 것은 시대를 초월한다. 바로 이런 이유로 7세기에 기록되었던 ‘정관정요’가 21세기에도 여전히 유효한 정치운영의 한 지침이 될 수 있다. ‘정관정요’는 좋은 지도자가 되려면 귀를 여는 것은 기본이라는 전제하에 지도자가 지녀야 할 십사(十思)와 십불사(十不思), 구덕(九德)과 구부덕(九不德)을 읽고 어느 것을 취하고 어느 것을 버려야 하는지 느끼지 못한다면 리더는 커녕 제대로 된 인간 구실도 못한다고 적고 있다. 권력자는 때때로 묘한 ‘전능감’에 사로 잡힌다. 이것도 권력이라는 요물의 조화라는 것이다. 그래서 권력자는 허황된 명예를 좇다가 자신의 위치를 잊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특히 ‘큰 포석과 여백의 정치’가 아쉬운 한국의 정치에 ‘정관정요’의 내재화와 실천은 국민을 피곤하게 하는 정치, 그 탈피에 대한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소통과 협치 정치 잊으면 안 돼

문재인 정부는 인수위 없이 출범했다. 그 점을 생각하면 국정을 빠르게 정상화하고 있다. 국민에게 엄청난 실망을 안겼던 박 전 대통령의 실정은 문 대통령이 조금만 노력해도 빛이 나도록 도와준 측면도 없지 않다. 그러다 보니 야당은 그 존재감마저 위협받고 있다. 이러한 야당의 존재감이 어떻게 회복되는지 국민들은 지켜보고 있다. 정치라는 것은 다양한 정치 세력들이 서로 의견을 내고 절충해 좋은 방향으로 가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다. 이 과정에 중요한 것 하나는 집권 여당의 야당에 대한 협치의지 존재여부다. 정치에 독주만큼 위험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탈원전 문제 외에도 현 정부가 앞장서 제시한 국정 어젠다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와 최저임금 1만 원 달성이 있다. 탈원전 만큼이나 두 사안도 향후 거센 논란에 휩싸이게 될 것이다. 지금은 지지율이 높아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탈원전, 정규직 전환, 최저임금 인상 등 찬반이 극명하게 갈리는 대형 이슈가 많아지면 시간이 갈수록 국정운영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소통과 협치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이란 ‘헌정 파고’를 넘어 새 정부를 출범시켰지만, 정부의 첫 번째 추경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의 대립 구도는 공수만 바뀌었을 뿐 1년 전과 똑같아 정치만 놓고 보면 아무런 차이가 없다. 이 시점 이후의 정치, 서로 발목잡는 작은 정치를 지양하고 ‘큰 포석과 여백의 정치’를 보여야 한다.
 
이재현(객원논설위원·진주교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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