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보다 문자가 그립다
이유준 (경남대학보사 편집국장)
메신저보다 문자가 그립다
이유준 (경남대학보사 편집국장)
  • 경남일보
  • 승인 2017.08.01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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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스마트폰 메신저 보다 문자를 보내던 과거 그 시절이 더 좋았다고. 친구들과 술자리에서 한번씩 이런 이야기를 하면 꽤 많은 사람이 공감을 했다. “맞아. 나도 문자를 보내던 그 설렘이 더 좋았던 것 같아.”, “회사 단톡방 때문에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라고. 이유는 뭘까. 사실 금액적인 부분이나, 편리함은 현재의 기술력을 절대 이길 수 없다. 이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과거를 그리워 한다. 보이지 않는 무엇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 확실하다.

내가 살펴본 문제점은 이렇다. 첫째는 카카오톡의 등장으로 인해, 텍스트의 깊이가 매우 얕아졌다. 예전 피처폰이 성행하던 당시 문자(SMS)의 가격은 30원 선 이다. 140자 이내로 보낼 수 있다. 그때 당시 기억을 떠올려보자. 우리는 30원이라는 금액 때문인지, 꽉꽉 채워 보냈다. 그 결과는 지금보다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텍스트의 질이 높았다.

둘째는 숫자 ‘1’의 스트레스다. 무슨 말이냐면, 상대방이 내 톡을 읽었는지에 대한 확인이 자유롭다. 사실 이것이 불편함을 더욱 더 극대화 시킨다. 내가 보낸 메세지의 숫자는 없어졌는데 상대방의 답장이 없다면 현대사회에서 실로 큰일날 일이다. 예전 문자 시절에는 기다림조차 설렘 중 하나였다.

셋째는 ‘단톡방’이다. 직장인들 사이에서의, 일명 ‘카톡 감옥’이다. 퇴근 후에도 수시로 울린다. 상사들의 업무 지시는 물론이다. 그들의 농담 조차 업무의 연장선이다. 사실상 저녁이 있는 삶은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조금씩 무너지고 있다.

우리가 사는 21세기는 의심할 여지 없는 디지털 시대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예전에는 상상도 못할 일들이 일상이 되어간다. 그로인해 세상은 더 빨라지고, 더 편리해지고, 더 스마트해졌다. 다만 과거 그 시절 ‘아날로그’만이 가졌던 그 강점이 이제 조금은 그립다. 기다리고 조금은 느리더라도 그때가 더 사람사는 삶이었다.

이유준 (경남대학보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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