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숲' 이수연 작가 "조승우 완벽성 덕 봤다"
'비밀의숲' 이수연 작가 "조승우 완벽성 덕 봤다"
  • 연합뉴스
  • 승인 2017.08.08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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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작가로 대박 드라마 성공 화제
매회 치밀한 구성과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입소문 난 tvN 주말드라마 ‘비밀의 숲’은 종영 이후에도 화제에 올라 있다.

‘비밀의 숲’은 단 하나의 살인사건으로 스토리의 절반 이상을 끌어오면서도 몰입감을 거의 그대로 유지했다. 주인공 황시목을 연기하는 조승우의 뛰어난 연기력도 큰 몫을 하지만, 역시 흠 잡기 어려운 촘촘한 극본이 일등공신이다.

놀라운 점은 이 극본을 집필한 이수연 작가가 ‘신예’라는 점이다. 드라마 제목만큼이나 ‘비밀의 숲’에 가려진 작가를 서면으로 만났다.



다음은 이수연 작가와의 일문일답.

-검사 비리를 다룬 드라마가 봇물 터지듯 쏟아지면서 질릴 시점에 ‘비밀의 숲’이 등장했다. 결과는 호평 일색이다. 다른 드라마와 차별점이 뭐라고 생각하나.

▲외부의 살인사건으로부터 사건이 촉발되는 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처음부터 관련자들의 욕망이 부딪히면서 갈등의 폭이 커지는 형식 대신에, 살인범 추적과 조직 내 진실이 밝혀지는 과정이 함께 진전되는 구성에 주안점을 뒀다.

-요즘은 시청자들이 방송을 보며 실시간으로 추리한다. ‘뜨내기 추리’도 아니고 제법 수준이 있다. 시청자 의견에 감탄한 적 있나.

▲시청자분들의 추리가 맞는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겠지만 요(要)는 정답을 맞히는 게 아니라 과정을 즐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범인 맞추기에 감탄하기보다는 등장인물들이 어떤 의미를 갖고 서로 관계를 맺어가는가에 관한 글들을 읽을 때 ‘이런 눈을 가지신 분들이 있어 다행이다’라고 생각하고, 감탄하는 때가 있다. 사람의 존재가 가지는 의미에 천착해서 보시는 분들은 왠지 좋은 사람들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을 단 하나의 살인사건으로 끌고 오고, 등장인물도 많지가 않다. 대부분 수사극이 한 회 한 사건을 끝내는 것과 비교된다.

▲검찰청이라는 커다란 조직을 배경으로 설정하고, 이 안의 이야기를 끌어내려고 했기 때문에 한두 회에 끝나는 에피소드 형식으로는 무리가 있었다.

-사전에 검사 업무에 대한 조사를 많이 했다고 들었는데 어떤 정보수집을 했나. 실제 검사 모습 중에 꼭 반영해야겠다고 생각한 부분은.

▲이런 극본을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조사가 선결 조건일 것이다. 제 경우에는 법학도서관이 가장 많은 도움이 됐다. 꼭 반영해야겠다고 생각한 부분은 특정 에피소드나 행태가 아닌 일반적인 월급 검사들의 존재다. 단순히 월급을 받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평범한 직장인처럼 열심히 일하면서 살아가는 보통의 검사들이 더 많다는 사실이다.

-그래도 픽션이다 보니 일부는 현실과 거리가 있다. 예를 들어 이창준(유재명 분)이 승진한 뒤 그대로 서부지검에 머무르는 부분이나, 검사가 살인사건 현장에서 경찰을 거의 지휘하고 주도적으로 수사를 벌이는 부분 등이다.

▲극 중 검사는 처음부터 살인사건에 누구보다 밀접하게 관여했으므로 현장을 뛰어다니게 하는 것에는 별 갈등이 없었다. 다른 부분에서는 극성과 리얼리티 중에서 리얼리티를 희생하고 극성을 택한 부분이 있다.

-조승우가 아닌 황시목은 상상할 수 없게 됐다. 비범하고 감정이 절제된 캐릭터지만 단순한 ‘로봇’이 아니다.

▲ 이 극을 처음 구상할 때는 기성작가가 아니었으므로 ‘이 역은 누구한테 맡겨야지’라고 미리 특정하고 작업하지는 않았다. 조승우 배우로 황시목 역이 정해진 후 대사 톤이나 의미에 대해서 배우와 얘기를 나눴지만, 지금 보이는 황시목의 캐릭터는 조승우 배우의 완벽성에서 기인한 바가 매우 크다.

-주연 외에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는.

▲ 살인사건 희생자 박무성(엄효섭)의 어머니 역할이다. 사람을 더 잘 묘사할 수 있게 되면, 남은 사람의 아픔을 전면에 내세우진 않는다 해도 절대 간과하지 않는 드라마를 쓰고 싶어서다.

-‘비밀의 숲’이 데뷔작인데 앞으로 또 어떤 장르의 작품을 시도하고 싶나.

▲인생의 목표가 다른 사람들의 수 싸움, 파워게임 같은 이야기가 지금의 저에게는 가장 재밌고, 잘 맞는 장르로 보인다. 또한 사극에도 도전하고 싶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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