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원, 자성하고 거듭나야 한다
강길선(진주시의회 의원)
지방의원, 자성하고 거듭나야 한다
강길선(진주시의회 의원)
  • 경남일보
  • 승인 2017.08.09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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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길선-사진변경170810

 

물난리로 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빼앗겨 울부짖고 있을 때,해외연수를 떠난 지방의원들이 주민들의 질타를 받았다. 선거 때에 연신 허리를 굽히며 주민의 머슴이 되겠다던 그 사람들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하루를 멀다하고 터져 나오는 지방의원의 각종 공사업체 비리와 불법건축등 행태들을 보면 나 역시도 한 사람의 지방의원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 그러고 보면 지방의회 무용론이 괜히 나오는 것은 아닐 것이다. 지방분권시대를 외치며 지방의회 강화도 꼭 필요하지만 앞서서 자성이 필요한 때다.

1년도 남지 않은 지방선거가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 그러다보니 각종 음해가 벌어지고 자리 챙기기에 혈안이 된 볼썽 사나온 모습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올때면. 모든 지방의원들에게 당부 드리고 싶다. 앞만 보지 말고 뒤를 돌아보라고 말이다. 지방의원이 지금 왜 시민들의 질타를 받고 왜 지방의회 무용론까지 말하는지, 스스로를 돌아보며 반성하는 데에서 초심을 챙겨보고자 한다.

첫째, 도덕성과 청렴성을 제1의 본분으로 삼아야 한다. 지방의원은 시민을 위한 봉사자로서 그 본분을 다해야 한며 거기에 더해 주민이 직접 뽑아준 주민의 대표자로서 큰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특히 시민을 대표하여 품위를 유지하고 시민 앞에 언제나 진실 되어야 한다. 그러나 매번 벌어지는 불법건축, 인사청탁과 사업개입등 불법행태들은 얼마나 기본원칙 조차 망각하고 있는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지방의원의 힘은 주민의 신뢰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이것이 제1의 원칙이자 의회를 지탱하는 근간이다.

둘째, 선거 때만 발로 뛰지 말고 당선된 이후에도 발로 뛰고 발로 들어야 한다. 나 역시도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시간을 쪼개가며 지역과 행사에 나서지만 주민들은 늘 우리 의원님 요즘 안 보인다는 얘기를 듣는다. 그나마 이런 얘기라도 직접 듣는 것에 위안을 삼지만 국회의원과 달리 지방의원은 말 그대로 지역의 대표이자 주민의 대표다. 발로 뛰고 발로 듣는 것을 기본으로 삼아야 한다. 사소한 지역 행사라도 직접 가봐야 그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또 시민들의 반응은 어떤지, 공무원들이 준비는 잘 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챙길 수 있다. 선거만 끝나면 현장에서 멀어져 몇몇 사람들에게만 의존하기 시작하는 순간 탁상공론만 앞세우며 민심과 동떨어진 말과 행동으로 인해 무더기 예산삭감과 같은 오류를 범하게 된다.

셋째, 스스로 민주주의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 지방의원은 정치인이다. 정치의 가장 중요한 덕목을 뽑자면 바로 대화와 타협을 통한 교육의 장이라는 사실이다. 정치가 맑으면 주민의 삶이 맑아지고 정치가 흐려지면 주민의 삶도 흐려진다. 자유민주주의의 상징이 되어야 할 의회가 몇몇 의원들의독단에 휘둘려 소통이 가로막히고 의원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인 발언권조차 박탈된다면 그것은 더 이상 의회가 아니다. 심하게 말하면 그런 의회는 아예 없는 것이 낫다. 주민의 뜻을 전달하지 못하는 의회를 어떻게 의회라고 부를 수 있겠는가. 주민이 만들어준 의회의 힘과 권위를 자신의 입맛대로 좌지우지하려 한다면, 자신들의 이름도 떳떳이 내세우지 못하면서 함부로 전 의원들의 이름을 거들먹거린다면, 그것은 의회민주주의를 뿌리까지 썩게 하며 주민의 주권과 삶을 망가뜨린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강물을 흐린다는 점이 안타깝다. 많은 의원들이 청렴하게 책임감을 갖고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몇몇의 그릇된 의식과 행동이 모든 지방의원과 의회를 흔들고 있다. 그들이 개인감정을 앞세워 시민이 준 권한을 사적으로 유용하는 동안 많은 의원들의 땀과 수고가 물거품이 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그러나 이 조차도 감수해야 하는 것이 지방의원의 운명이자 정치인의 운명일 것이다. 나부터 반성하고 나부터 거듭나야 한다. 주민의 눈높이가 날로 높아지고 하나하나 평가하고 결정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남은 10개월, 자성하고 제대로 마무리할 것을 다시 다짐해본다.

 

강길선(진주시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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