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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일시론] 영아 살해와 부모자격증
최정혜(객원논설위원·경상대 교수)
경남일보  |  gnnews@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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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16  15:3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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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사회에 생명을 경시하는 풍조가 난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른들의 가정폭력, 부부폭력에서부터 데이트 폭력에까지 폭력수위가 도를 지나쳐 파트너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또한 청소년이 죄의식 없이 초등학생을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까지 사람들의 잘못된 가치관 때문에 죄 없는 많은 사람들의 생명이 희생되고 있다. 이런 사건들에 겹쳐 영아살해 또한 연이어 일어나고 있는데, 그것도 부모에 의한 영아 살해이므로 우리로 하여금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한다.

지난 8일 충북지방 경찰청에 따르면 엄마인 A씨(36세)는 경찰에서 “4개월 된 아들이 시끄럽게 울어 1~2분가량 입과 코를 막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생후 4개월 된 아기의 입을 막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사실을 A씨가 인지했다고 판단하고, 미필적 고의에 의한 ‘부작위 살인’혐의를 적용했다. 이 엄마는 “아들이 의식을 잃고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2에 신고했는데, 사실은 아기의 입과 코를 막았던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사건처럼 엄마가 아기의 울음이 시끄럽다고 입과 코를 잠시 막겠다는 발상 자체가 부모로서의 준비가 터무니없이 안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필자는 오래전부터 부모에게 ‘부모자격증’을 주어야한다고 여러 번 칼럼을 통해 이야기한 바 있다. ‘부모자격증’은 이 사건처럼 준비 안 된 부모를 준비시키기 위한 제도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부모가 되면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또 부모가 어려움을 참으면서 어떻게 자녀를 양육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기초교육을 받아 부모로서의 양육 지식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부모자격증’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뒤이어 10일에는 경남지방경찰성 미제사건수사팀이 영아살해 및 사체유기 혐의로 엄마인 B(35세)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지난 2013년 마산의 한 찜질방 화장실에서 출산한 영아를 살해한 뒤 주변공터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또한 그 이듬해 창원시에서 두 번째 출산한 여자아기를 또 살해한 다음 검은 봉지에 넣어 다른 지역 화단에 유기한 혐의도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살해된 둘째 시신을 발견했으며 첫째 시신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아기들 엄마는 “형편이 안 되고 키울 자신이 없어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이 경우는 엄마가 아기를 살해한 후 아기아빠에게 전화를 걸어 “아기를 죽였다”고 했으나 아기아빠도 이에 대해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아기 엄마가 뒤늦게 지적장애 3급으로 판정되었다고 설명했지만 이 사건은 엄마뿐만 아니라 아빠도 문제가 된다. 이런 상황이 되도록 아기아빠가 무책임하게 모른척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아기아빠의 나이가 37세나 되었는데도 말이다.

위의 두 사건을 신문기사에서 접하면서 필자는 부모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범국민적인 운동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앞으로는 자녀출생 신고 시 필히 부모교육을 교육받았다는‘부모자격증’ 유무가 표시되어야 자녀들이 정상적으로 자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부모역할에 어려움이 많은 사람은 부모가 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즉 무자녀가족으로 살아갈 일이다. 만약 자녀를 갖고 싶다면 먼저 부모교육을 통해 부모로서의 자격을 갖춘 다음 자녀를 가져야 자녀의 인생에도, 사회적 발전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부모교육을 부분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극히 제한적인 소수만 교육을 받고 있는 실정이므로 전국에 걸쳐 활성화되고 있는 건강가정지원센터를 통해 각 지역에서 부모교육에 대한 범국민적 운동이 일어나야만 우리사회가 좀 더 건강해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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