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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일포럼]“생계형 적합업종” 법률 제정은 재검토되어야 한다
이웅호(경남과기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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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24  15:4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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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는 지난달 국정 5개년 계획에서 ‘생계형 적합업종’의 법제화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갈등이 발생할 때마다 찬반양론이 제기되는 현행 ‘중소기업적합업종’제도보다 더욱 강력한 것으로 일부 업종에 대하여 법으로 대기업의 진입장벽을 세우겠다는 것이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이란 중소기업
·자영업자를 보호·육성하기 위하여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로 지정된 특정 영역에서 대기업의 무분별한 사업 진출을 금지 또는 제한하도록 권고하는 제도이다. 국가의 건전한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는 사실이다. 이에 우리나라 헌법 제123조 3항의 “국가는 중소기업을 보호·육성하여야 한다”에 근거하여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지정·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동반성장위원회에서는 중소기업의 사업영역 보호를 위하여 진입자제와 확장자제 등으로 나누어 2017년 현재 47개 품목에 대하여 지정·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기업의 99.9%, 근로자의 87.9%는 중소기업에 속하지만, 생산액의 52.4%는 대기업에서 창출하고 있다. 수치에서 보듯이 우리나라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것은 대기업이지만 실핏줄 역할은 중소기업이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중소기업 보호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그러나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이 있듯이 지나친 보호는 기업의 자율권을 침해하여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재벌가의 2
·3세들이 ‘럭셔리 베이커리’사업에 진출하여 일감몰아주기 형태의 부당지원은 당연히 규제되어야 한다. 반면 70여 년간 간장·된장·고추장 사업에만 주력하여 온 샘표식품은 이 법에 의하면 주력 품목인 장류 사업을 더 이상 키워서는 안 되면, 파리바게트를 운영하는 SPC는 제빵분야에서만 특화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여 해외로까지 진출하고 있지만 이제는 더 이상 국내 매장을 확대하여 성장할 수 없게 된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세계경제 질서는 자유무역을 표방하면서 무한경쟁체제로 가고 있다. 경쟁력 있는 기업은 살아남고 경쟁력 없는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는 것이 글로벌 경제체제의 기본원리다. 경쟁력 없는 기업을 인위적으로 살리기 위하여 수혈을 하는 것은 결국 자멸의 길로 갈 수도 있으므로 이들에 대하여 법제화하여 일방적으로 보호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만 볼 수는 없다.

근본적인 중소기업 육성정책은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기술ㆍ경영지원으로 자체 경쟁력 제고에 있다. 이를 통해서만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와 불균형을 해소할 방안이 마련 될 것이다. 그러나 인위적인 법제화로 대기업의 진입을 막는 것은 소위 하향평준화로 국내기업의 경쟁력 상실을 가져 오게 된다. 더욱 문제시 되는 것은 이들 업종이 외국계 기업에게만 시장을 내주는 꼴이 되어 국내기업이 설 자리마저 위태롭게 된다는 것이다. 국가의 발전에서 균형적인 발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는 사실이므로 이의 해결은 가능하면 규제보다는 자율적 선택에 맡기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

‘한국보다 중소기업 보호제도가 적은 일본이 우리보다 훨씬 강력한 중소기업 대국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규제보다는 자율에 맡겨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자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생계형 적합업종을 법제화하여 경쟁력 있는 기업의 진입을 원천봉쇄하기보다는 동반성장위원회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의해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 대기업이 협의대로 자율적으로 따라주는 형식의 현행제도를 유지함이 타당할 것이다.
 
이웅호(경남과기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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