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분쟁과 행복한 나라 부탄
히말라야 분쟁과 행복한 나라 부탄
  • 이홍구
  • 승인 2017.08.27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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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구 (창원총국장)
중국-인도의 국경분쟁이 일촉즉발의 군사충돌 위기로 치닫고 있다. 히말라야 국경분쟁의 진원지는 부탄이다. 중국과 부탄이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는 가운데 중국군이 국경지대에서 도로공사를 시작하자 부탄의 동맹인 인도가 가로막고 나섰다. ‘행복한 나라’ 부탄은 경제는 물론 외교·국방도 인도에 의존하는 셈이다.

▶부탄은 유럽신경제재단(NEF)이 2010년 발표한 행복지수 1위 국가에 올랐다. 2015년 부탄 정부가 국민 7000여 명을 상대로 국민총행복(GNH)지수를 조사했을 때 91.2%가 행복하다고 답했다. 이를 두고 “부탄은 세계에서 국민들이 가장 행복한 나라다. 한국도 본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히말라야 트레킹을 하며 부탄을 방문한 뒤 “부탄식 행복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부탄을 참조한 한국식 행복지수 개발을 정부에 주문했다고 전해졌다.

▶1인당 GDP 2870달러로 세계 130위의 가난한 나라인 부탄은 무상의료와 무상교육을 자랑한다. 그렇지만 국민의 절반 이상은 초등학교만 겨우 졸업할 수 있는 수준이다. 낮은 의료수준으로 암, 뇌혈관 질환 등 중증 질병은 치료할 수가 없다. 젊은이들의 자살률도 점점 높아져 세계 자살률 순위 22위다. 2016년 NEF의 행복지수 조사에서 부탄의 순위는 56위까지 떨어졌다. 북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유엔행복지수’의 경우 부탄은 97위다. 일본 51위, 한국 55위, 중국은 79위였다.

▶가난한 국가의 국민도, 독재국가의 국민도 스스로 행복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한 개인이 부탄을 여행하며 마음의 안식과 위로를 얻을 수는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이 부탄이라는 나라의 방향성을 벤치마킹한다면 그것은 재앙이다. 문재인 정부가 부탄의 행복정책을 단지 참고만 하기 바란다.

이홍구 (창원총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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