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칼럼] 세계는 소리 없는 종자 전쟁
강양수(전 경상남도농업기술원장)
[경일칼럼] 세계는 소리 없는 종자 전쟁
강양수(전 경상남도농업기술원장)
  • 경남일보
  • 승인 2017.08.21 17: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 알의 씨앗이 세계를 움직이고 “농사꾼은 굶어 죽어도 종자는 배고 잔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종자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특히, 세계 인구는 현재 74억9475만 명에서 2060년이 되면 약 100억 명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 생산성이 높은 종자를 만들어 내지 않으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세계 인구가 먹을거리가 부족하여 굶주림에 고통 받을 것이 뻔하다.

세계 종자시장 규모는 현재 693억 불(농업365, 축산171, 수산업157) 정도이나 2020년이 되면 1650억 불로 급격히 증가될 것으로 예측하여 선진국에서는 국가가 중심이 되어 새로운 품종을 육성하는데 많은 투자를 하고 있고 다국적 기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종자를 육성해서 국제 시장에 비싼 값으로 내다 팔고 있다. 쌀을 제외하고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채소와 과일은 외국산 종자로 재배되어 식단에 오르고 있다.

냉엄한 국제사회는 국제식물신품종보호동맹(UPOV)에 의해 한층 더 품종보호가 강화되고 종자를 수입에 의존하는 많은 국가들은 더 많은 로열티를 지불해야 될 것이다.

현재 파프리카, 참외, 토마토 등의 종자 한 톨이 금값보다 비싸게 거래되고 종자회사에서는 육종 기법을 이용해 종자를 채종해서 다시 사용할 수 없도록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필자가 어릴 때에 시골에서 재배했던 벼, 콩, 옥수수 등 잡곡 종자는 그의 자취를 감추었고 유일하게 농촌진흥청에서 농업유전자원센터를 운영하면서 그들 종자는 물론 세계 각처로 유출되었던 유전자원을 수집, 식물 유전자원 24만5936점을 확보하여 새로운 품종을 만드는데 활용하고 있어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새로운 종자를 만들기 위해서는 작목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10여 년이 소요되고 성공 확률도 낮고 다양한 유전자원이 필요하다. 오래전에 중국 남부에 있는 “수도작연구소”를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그곳에서는 벼 품종만 4만5000여 점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새로운 품종을 만들어 내기 위해 수많은 과학자들이 땀 흘리고 있는 광경을 보고 깜짝 놀랐다. 특히 지난해 중국은 종자 육종회사인 신젠타를 엄청난 돈을 주고 인수함으로써 미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과 같이 종자 강국이 될 것이 확실하다.

우리나라에서도 2012년부터 “금값보다 귀한 종자 개발”을 위해 GSP(Golden Seed Project)를 운영하고 있는데 경상남도농업기술원에서는 버섯, 파프리카, 양파 분야에 참여하고 있고 딸기, 단감, 사과, 배, 화훼분야는 우리나라 탑 수준의 품종들을 만들어 국내외에 재배되어 판매하고 있다.

1977년 국가가 주곡인 쌀을 자급하기 위해 통일벼를 만들어 10a당 세계 최고의 쌀 생산 단수를 기록함과 동시에 국민의 배고픔을 해소하고 쌀을 자급할 수 있었듯이 세계 소리 없는 종자전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지방자치 단체에서는 농업 연구개발 분야에 과감한 투자와 산학관연이 협력하여 연구 인력 육성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나대신 우리 가족의 먹을거리를 책임지고 있는 농업, 농촌, 농업인에게 진실로 감사해하며 우리 농산물을 소중히 여길 때 우리 농업과 농촌은 발전되고 선진국이 될 것이다.
 

강양수(전 경상남도농업기술원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