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꽃을 피우기위해
김철수(시인)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위해
김철수(시인)
  • 경남일보
  • 승인 2017.09.05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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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수
“꽃을 싫어하는 이 있을까”라는 물음은 식상한가? 신은 우리에게 아름다움을 선물하려고 꽃을 만들었다고 한다. 꽃을 볼 때마다 입가에 미소가 번지고 마음이 밝은 빛으로 변한다.

잃어버렸던 귀중한 걸 찾은 것 같고 또 무언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예감이 밀려온다. 그래서인지 그가 내린 선물, 그 아름다움을 우리는 닮아가려고 욕망한다. 어떤 이는 “꽃은 나무가 자기를 희생한 결과물이다”라고 말한다. 자기의 모든 것을 쏟아내 피어내는 긍극의 결정체라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아름다움만 볼 수 있을 뿐 꽃을 피우기 위한 몸부림은 미처 생각지 못한다. 꽃을 피우는 노력과 과정을 알게 된다면 이를 바라보는 시선들은 많이 바뀔지도 모른다. 꽃은 어쩌면 자기를 바라보는 시선들의 미소와 공감하는 마음을 나누기위해 혼신의 힘으로 꽃을 피워내는지도 모른다.

어떤 가수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노래한다. 문학인들은 사람의 아름다움을 꽃에 비유해 묘사하기도 한다. 평소에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에서 졸업식이나 축하받는 자리에 가보면 꽃이 함께하는 걸 볼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전할 때 또 인생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결혼서약 자리에서도 어김없이 꽃을 볼 수 있다. 언제부터인가 꽃은 개인의 생활공간에서 또 나라마다의 의미 있는 많은 부분에 자리하고 있다.

우리는 아름다운 광경을 보거나 감동적인 모습들을 접할 때 꽃에 비유한다. 하지만 늘 감동적인 모습과 기억만 있는 게 아니다. 반대로 뼈져린 아픔을 떠올리게 하는 꽃도 있다.

암울했던 일제치하를 지나오면서 나라 잃은 설움을 감내해야했던 우리 민족의 모습은 봉선화였다. 자기 야욕을 위해 무참히 짓밟았던 우리 강산과 역사 속에서 숨죽이며 살아내야 했던 우리네 선조들의 모습은 봉선화였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모습에도 봉선화 모습이 떠오른다. 강제징용의 고통과 휴유증으로 힘들어하시던 구순 가까운 할아버지. 이렇게 우리에게는 안고가야 할 아픔의 모습들이 많다. 그 날들의 고통을 안고 시름하는 봉선화 꽃.

꽃은 늘 아름다운가. 꽃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은 늘 행복하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자리 할 수 있을까? 그에 대한 답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습에 달려있다. 두 번 다시는 아름다운 꽃을 보고 아픔을 떠올리는 그런 비극적인 역사는 되풀이 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앞으로의 세대에게 물려줄 꽃은 아픔과 시름하는 그런 꽃이 아니었으면 한다. 아름다운 행복과 추억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는 꽃이었으면 좋겠다. 그런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위해 우리 각자 맡은 자리에서 제 역할을 잘 감당하며 모든 것을 쏟아내는 그런 개인과 나라가 되었으면 하고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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