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남강유등축제 유료화, 더 멀리 보자
고영회(성창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경일춘추]남강유등축제 유료화, 더 멀리 보자
고영회(성창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 경남일보
  • 승인 2017.09.06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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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전국에서 축전이 열릴 때다. 몇 년 전 11월 어느 밤 청계천 길을 걷는 데 갖가지 등(燈)이 전시되어 있었다. 눈에 익은 모습인데 그곳이 청계천이어서 생뚱맞았다.

진주남강유등축제는 1592년 10월 김시민 장군이 왜군 2만 명을 맞아 싸울 때 남강에 등불을 띄운 데서 비롯됐다고 한다. 유등은 남강을 건너려는 왜군을 막는 군사전술과 진주성 병사들이 성 밖의 가족에게 안부를 전하는 통신수단으로도 쓰였다. 이듬해 전투에서 순절한 7만 민관군의 애국혼을 기리려고 유등 풍습이 생겼다. 진주시는 1949년부터 유등놀이를 시작하여 2000년부터 규모를 키워 축제로 치르고 있다.

고등학교 때 개천예술제가 열릴 때면 각자 등을 만들어 강에 띄우러 나갔던 기억이 난다. 남강유등축제는, 2012년 옛 문화관광부에서 한국 대표축제로 지정됐고, 이어 세계축제협회에서 금상을 받고 최근에는 캐나다 나이아가라 빛 축제에 나가기로 협약을 맺음으로써 세계 속의 축제로 자리 잡아간다.

위 청계천 등축제를 두고, 서울시와 진주시 사이에 불화가 있었고, 진주시장이 서울시청 앞에서 시위한 적도 있다. 나도 서울시장을 만났을 때 방안을 제시하면서 적극 해결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제 해결됐는지 궁금하다.

아마 3년 전부터인가 입장료를 받기 시작했던 것 같다. 유료로 해야 하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보통 300여만 명이 구경 오던 것이 유료화한 뒤에는 방문객이 80여만 명으로 방문객이 줄었다고 한다.

시골 어르신이 유등을 보려고 천수대교에서 엎드린 사람 등에 올라서서 울타리 넘어 구경하는 사진이 실려 씁쓸했다.

유등축제와 개천예술제는 진주를 대표하는 큰 행사다. 어릴 때 개천예술제 보려고 콩나물 버스에 고생하면서도 구경 갔었다. 잔치라고 마당을 펼친다면 사람이 많이 와야 한다. 사람이 오지 않는 잔치가 무슨 뜻이 있을까? 유료화를 반대하는 여론도 많은 것 같다. 나도 한 사람 보탠다.

진주시와 서울시가 어떻게 해결했는지 모르지만 해마다 청계천에 등축제가 열렸고 올해 열릴 것이다. 진주에 견주면 아주 작은 규모다. 그렇지만 등축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입장료 등 여러 이유로 진주로 가기보다 서울에서 작은 만족으로 끝내려는 사람이 많아지면 원조는 찌그러든다. 이렇게 하는 것이 올바른 길인지 깊이 고민해야 한다.

유등잔치는 직접 받는 입장료보다 큰 차원에서 수익을 진주시에 더 가져 오는 쪽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카카오톡 네이버 구글 페이스북... 사용자 숫자가 곧 경쟁력임을 안다. 남강유등축제에 천만 명 넘게 다녀갔다는 소식을 듣고 싶다.

고영회 (성창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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