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과학기술대학교 100주년 기념관
한 달이 넘는 시간을 ‘진주성 촉석루’라는 하나의 주제에만 집중한 이가 있다. 40년이 넘는 세월을 한 가지 소재에 공들인 류범형(78·사진) 씨다.
그는 진주성이 담긴 어떤 작품이라도 기꺼이 사비를 털어 모았다. 작고 작가의 탄생 100주년을 기리는 전시에 기관보다도 앞장설 수 있을 정도다. 진주가 고향인 류범형 씨는 ‘촉석루 화가’로 알려진 효석(曉石) 조영제(1912~1984)의 작품을 비롯해 100점이 넘는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시작은 조영제 선생과의 인연부터였다.
그가 이번에는 고향에 소재한 모교에서 지역의 상징을 지역민에게 선보인다. 오는 11일부터 경남과학기술대학교 100주년기념관에서 그가 소장한 작품 중 100점 가량을 교차전시하는 기획전이 열린다. 한 작품이라도 허투루 보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개막 때 50여 점을, 전시 중반부 쯤엔 기존 전시작이 아닌 다른 작품 50여 점을 순서대로 전시한다.
그의 소장 작품들은 한 데 모여 진주성의 400년 세월을 전한다. ‘촉석루 아래 빨래하는 여인들’과 같이 구전되어 오는 진주대첩의 단면을, 현재와 같은 다리 대신 철교가 섰을 적 진주성을, 경술국치를 당하기 이전의 ‘다리 없는’ 진주성을 각 작품마다 보여준다. 전시는 동양·서양화와 계절을 넘어 추사 김정희를 사사한 작고 작가의 친필 서예작품까지 미친다. 구한말 ‘꼼쟁이 할매’의 은덕을 기리고자 뱃다리부터 늘어섰던 김정 부인의 상여가 진주성을 지나는 풍경도 마찬가지다.
그는 이어 “진주 10월축제 기간까지 전시기간을 정했다. 모쪼록 진주 역사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시대를 거쳐왔던 진주성 촉석루를 지역민과 공유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 ‘옛 국보 276호-진주성 촉석루 특별전’ 개막 행사는 오는 11일 경남과학기술대학교 100주년 기념관 2층 미술관에서 오후 5시에 열린다. 폐막일은 다음달 15일이다.
김귀현기자 k2@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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