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실종’
변옥윤(객원논설위원)
‘인간실종’
변옥윤(객원논설위원)
  • 경남일보
  • 승인 2017.09.11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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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인 저널리스트 레나 모제가 쓴 ‘인간실종-잃어버린 일본인을 찾아서’가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1989년 이후, ‘잃어버린 10년’을 지나면서 일본에선 매년 10만명 이상이 증발하는 ‘인간실종’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레나 모제는 5년간 토쿄의 산야, 오사카의 가마가사키등 슬럼가와 도시공원 등 일본전역을 돌며 그들의 실태를 기록했다.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은 증시와 부동산의 폭락, 디플레이션, 그로인한 경기침체와 고용불안 등에서 비롯됐다. 수많은 사람이 빚으로 파산하고 이혼과 실직, 낙방과 실패에서 오는 좌절과 수치심, 괴로움을 이기지 못해 스스로 증발해 버리는 인간실종의 길을 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후쿠시마원전 복구에 투입된 근로자의 상당수도 이들이라는 보고이다.

▶우리나라도 IMF로 인해 거리로 쏟아져 나온 노숙자로 넘쳐나던 시절이 있었다. 그들도 가족과 친지, 지인들과 연락을 끊고사는 ‘인간실종’을 경험한 사람들이다. 실패와 좌절이 이 땅에서 자신의 흔적을 지우고 싶어 하는 실패한 인생의 한 전형이고 현대사회가 낳은 파생이다.

▶미국은 지금 불법이민자와 체류자들 색출이 한창이다. 이중에는 우리나라 사람도 1만명이 넘을 것이란 추산이다. 상당수는 국내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도피한 사람들이다. 지금도 자신의 흔적을 지우려 집을 떠나 거리를 헤매는 ‘인간실종자’들이 우리사회에도 늘어나고 있다.
 
변옥윤(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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