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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칼럼]수리온, 정말 ‘부실덩어리’인가
문병기기자
문병기  |  bkm@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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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11  16:5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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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하늘을 나는 헬기라기보다는 하늘에 떠 있으면 곧 무슨 일이 벌어질 것 같은 위험천만한 존재로 낙인찍히고 말았다.

추운 날씨엔 엔진 속으로 얼음이 빨려 들어가고 조종석 유리는 작은 충격에도 쉽게 파손된다고 한다. 심지어 빗물이 새는 것은 물론이고 수십가지의 결함이 발견됐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감사원의 말대로라면 수리온은 정상적인 헬기가 아니라 치명적인 결함을 가진 ‘고철덩어리’나 다름이 없다.

수리온은 KAI가 지난 2006년 1조3000억원이라는 막대한 사업비를 들여 개발에 착수해 2012년 6월 우리 군에 실전배치한 다목적 헬기이다. 당시만 해도 최초의 국산 헬기이자 방산수출의 역군이 될 것이란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외국산 일색인 국내 헬기시장에서 이를 대체할 국산 명품 헬기로 각광받던 수리온이다.

그런 헬기가 실전 배치된 지 5년 만에 ‘명품에서 짝퉁’으로 신분이 수직 하락했다. 그것도 부실덩어리 몹쓸 헬기란 오명까지 둘러쓴 채 말이다. 어쩌다 수리온이 이런 신세로 전락했을까. 여기에는 신중하지 못했던 감사원과 일부 언론의 부풀리기가 도를 넘었기 때문이다. 수년전부터 감사원은 수리온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그 결과 몇 가지 결함이 발견됐다며 개선조치를 요구했다. 그것으로 끝난 줄 알았던 수리온 문제가 정권이 바뀌자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했다. 헬기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한 감사원은 기다렸다는 듯 수리온이 치명적 결함을 가진 것처럼 발표를 했다. 이미 기체 빗물 유입 등 대부분의 문제점들이 개선 조치됐지만, 마치 최근에 밝혀진 사실처럼 언론에 흘렸다.

한술 더 떠 성능미달을 이유로 전력화 중단을 통보했다. 더 이상 헬기로써의 기능을 상실했으니 운용도 구매도 해서는 안 된다며 결정타를 날렸다. 덩달아 언론도 감사원의 발표를 확대 해석하고 온갖 의혹과 추측성 기사들을 쏟아내며 수리온 죽이기에 힘을 보탰다.

덕분(?)에 생산라인은 멈추었고 내수시장도 수출도 중단되면서 수리온은 ‘식물 헬기’나 다름 없는 신세가 됐다.

이렇게 되자 감사원의 일방통행식 행동에 대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방위사업청과 군은 감사원의 처분결과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항공업계와 전문가들 역시 감사원의 행위를 이해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오히려 외국산 헬기에 비해 사고율이 낮고 성능이 전혀 뒤지지 않는다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이는 수리온이 외국 헬기를 능가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몹쓸 헬기도 아니란 뜻이다.

외국의 유명 헬기들도 새로 만든 기체를 안정화시키는 데 10년이 걸린다고 한다. 하물며 처음 만들어 본 헬기가 어떻게 모든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겠는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문제를 해결하고 그러다 완전체가 되는 것인데, 감사원은 처음부터 완벽한 것을 요구하며 수리온을 폄하했다.

여기에 수리온이 안고 있는 작은 ‘치부’를 들추고 자랑하듯 까발려, 전 세계에 나라망신을 제대로 시켰다.

많은 이들은 국익 따위에는 관심 없는 감사원에 이렇게 묻고 있다. “과연 수리온이 부실덩어리 몹쓸 헬기인가?”

문병기기자 bkm@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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