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칼럼]무장애도시 진주와 진주의 10월축제
배인선(사)국제장애인문화교류경남협회장)
[여성칼럼]무장애도시 진주와 진주의 10월축제
배인선(사)국제장애인문화교류경남협회장)
  • 경남일보
  • 승인 2017.09.11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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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사)국제장애인문화교류경남협회장)

 

“예술이 없는 세기에는 향기와 참다운 인간 정신의 결실이 없는 것이다. 한때 예술이란 권력자를 위하여 궁정 속의 비원에 피는 꽃인 줄만 알았으나 온전한 예술이란 사람의 목숨과 같이 영원히 자유롭고 대중적인 것이다.” 1949년 개천예술제의 시초인 제1회 영남예술제의 취지문이다.

없고 헐벗으며 열심히 일해도 먹고 살기 힘들었던 그 시절, 문화예술의 대중화를 부르짖었던 영남지역 선각자들의 지혜가 엿보이는 명문이다. 돈과 명예와 권력의 유무를 떠나 모든 사람들이 문화예술을 향유할 권리가 있음을 알렸다.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모든 이들이 문화예술을 즐길 때 축제는 진정한 축제로 거듭난다.

내달 진주에서 오곡백화가 만발하듯 10월 축제가 잇따라 열린다. 진주남강유등축제는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준비하고 세계평화와 인류 복락을 소망하는 등불을 진주 남강에서 15일간 밝힌다. 개천예술제도 10개 부문 60개 행사가 열린다. 예술경연과 예술문화 축하공연, 각종 전시, 어울림행사 등이 준비하고 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이 하나 있다. 예술경연의 경우 초·중·고 일반부로 경연이 펼쳐진다. 그 나이에 따라 능력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애인들은 그동안 구경꾼에 머물며 경연의 장에서는 설 자리가 없었다.

장애인헌장에는 장애인은 자신의 능력을 계발하여 자립하도록 국가와 사회가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되어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문화예술분야는 특히 더 그렇다.

체육의 경우 올림픽 종료 후 2주일 내에 10일간 패럴림픽 즉 장애인올림픽이 열린다. 한계의 한계에 도전하는 장애인들을 위해 국제사회가 만든 것이다. 비장애인들에게 뒤지지 않는 도전과 열정이 만들어내는 스포츠정신은 모든 인류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문화예술분야도 장애인들이 즐기면서 배우고 익히며 창작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장애인의 문화예술 창작 활동 욕구는 점점 높아지고 있으나 지원은 열악하다. 문화예술진흥법에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장애인의 문화예술 교육의 기회를 확대하고 장애인의 문화예술 사업과 장애인 문화예술단체에 대하여 경비를 보조하는 등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천시는 문화예술인 육성과 창작 지원, 프로그램 개발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이 포함된 장애인 문화예술 활동 지원 조례를 만들었으며, 충남도의회도 조례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

장애인들이 진주시에 거는 기대는 특별하다. 왜냐하면 진주는 전국 최초로 무장애도시임을 세계에 알린 첫 도시이기 때문이다. 진주시는 사회약자와 시민 모두가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는 ‘모두가 편안한 무장애 도시’를 만들기 위해 2013년 무장애도시 조성 조례를 공포했다. 나아가 이동권이 보장되면 문화예술로 가는 길도 열릴 것을 기대한다.

이번 축제기간에 진주시 지원으로 2017 전국 장애인 문화예술경연제 및 일반댄스경연대회가 처음 열린다. 첫 대회라 장애인 경연부문은 음악, 댄스, 미술로 한정하고 비장애인 경연부문은 댄스 부문으로 치뤄진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하나가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참여가 절실하다.

장애인들이 문화예술을 바라보는 대상에서 ‘나도 할 수 있다’는 도전과 개척정신으로 참여하게 유도하는 게 일차 목표이다. 장애인들이 문화예술을 보고 느끼고 참여하다 보면 동기를 갖고 창작욕구도 자연 샘솟게 되어 우리사회가 생산적으로 바뀌고 장애인과 비장애인도 하나가 될 것이다.

 

배인선(사)국제장애인문화교류경남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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