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시] 갈대는 제 살을 깎으며 운다
多仁 전미야
[독자시] 갈대는 제 살을 깎으며 운다
多仁 전미야
  • 경남일보
  • 승인 2017.09.13 1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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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시] 갈대는 제 살을 깎으며 운다
 

누워도

빈 가슴에 이는 바람이 시리더니

한 줌의 기억은

잠을 걷어내고야 만다



오늘도 밤 깊어지면

기어이 떼어내고야 마는

살점들



놓아버린 그리움이야

한 번쯤 뒤돌아보면 그만인데

세월에 마른 영혼은

또 다시 그날로 되돌아가네.



파고드는 슬픔 한 덩이

차마 버리지 못할

이름들만 아픈데



햇빛 겨운 날에도

갈대는

제 속의 바람에 부대껴

제 살을 깎으며 운다.
 
/多仁 전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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