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시] 갈대는 제 살을 깎으며 운다
누워도
빈 가슴에 이는 바람이 시리더니
한 줌의 기억은
잠을 걷어내고야 만다
오늘도 밤 깊어지면
기어이 떼어내고야 마는
살점들
놓아버린 그리움이야
세월에 마른 영혼은
또 다시 그날로 되돌아가네.
파고드는 슬픔 한 덩이
차마 버리지 못할
이름들만 아픈데
햇빛 겨운 날에도
갈대는
제 속의 바람에 부대껴
제 살을 깎으며 운다.
/多仁 전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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