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강사 아닌 평범한 시민들의 발표무대
“진주에서 사진가로 살아가기, 나는 에나 진주 맥가이버…”
유명 강사나 명사가 아닌 평범한 진주시민들이 자신의 일상과 경험담을 소개하는 무대가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울림홀에서 지난 14일 열린 ‘2017 이그나이트 진주(Ignite Jinju)’행사. 진주시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올해 처음으로 개최된 새로운 방식의 의사소통 무대이다.
강사는 평범한 시민들이 나섰고, 대화의 주제도 진주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이야기가 소개됐다.
평범함도 때로는 감동과 소통의 매개체가 된다. 이번 무대가 그랬다.
사전모집을 통해 최종 선정된 14명의 시민들이 발표자로 참여했다. 각 참가자들은 5분동안 20장의 슬라이드(ppt)로 자신의 일상경험과 정보, 지식을 공유하고 소통하며 즐기는 프리젠테이션 강연 방식으로 진행했다.
참가자들의 면면도 다양했다. 중학생부터 여고생, 6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군이 참여했다.
고속도로 톨게이트 근무원에서 웃음치료사이자 행복전도사로 변신한 김현진(46·여)씨, 학교 춤 동아리 폐지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한 엄시은(17·여) 학생, 진주 토박이말을 연구하는 동아리도 만들고 유튜브에 동영상을 연재하는 진주남중 2학년 신기원 학생 등의 이야기가 소개될 때마다 시민들의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도씨는 “40여 년전 남편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치매노모와 다섯형제의 가장으로 고달픈 시간을 견뎌내고 지금은 자식들의 응원을 받으며 못다한 공부의 열정을 뽐내고 있다”며 “평생을 가족을 위해 희생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 엄마를 응원하고, 그 열정을 닮아가고 싶다”고 했다.
이밖에 ‘늙은 꼰대의 스마트한 건강투쟁’, ‘진주키다리의 진주사랑 봉사이야기’, ‘아름다운 진주성을 팝니다’, ‘세상을 향한 여행’, ‘랄랄라 인생’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심금을 울렸다.
시민들의 참여도 뜨거웠다. 처음 열리는 색다른 무대인데다, 다소 늦은 밤 7시에 시작한 이 행사에 200여 명의 시민들이 자리했다.
시민들은 발표자들의 이야기에 같이 호흡하며 행사 내내 탄식과 환호가 교차했다.
시민 최모씨는 “호기심에 찾게된 행사에서 시민들이 발표자를 응원하고 격려해 주는 모습을 보면서, 같이 어울리고 부대끼며 살아가는 따듯한 이웃의 정을 느낀 것 같아 힐링의 시간이 됐다”며 만족해 했다.
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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