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의 달아오른 열기가 식을 줄을 몰라 한밤에도 잠을 설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계절은 시간의 흐름에 어김없이 순응하여 어느덧 우리 곁에 가을이 왔다. 국도 3호선을 이용하는 출퇴근길에 한갓진 들녘을 보며 하루하루 익어가는 가을의 황금빛 물결을 감상하는 묘미는 이 계절만의 특권인 것 같다. 하지만 이내 사천읍 시가지를 지날 즈음에는 우후죽순처럼 걸려있는 플래카드의 물결을 목격하게 된다.
이는 지역의 대학교수협의회, 상공회의소, 시민연대, 노동조합 등 각계에서 내건 플래카드로 한결같이 조속한 KAI(한국항공우주산업(주))의 경영정상화를 바란다는 내용이다. 그도 그럴 것이 4000여 명의 KAI 임직원뿐만 아니라 70여 협력사의 근로자 그리고 이들의 가족까지 합하면 대략 3만 명 정도가 이번 검찰수사로 위축된 회사경영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고 하니 지역사회의 위기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KAI는 외환위기 당시 국가적인 위기 상황에서 7대 업종 빅딜의 일환으로 삼성항공, 대우중공업 항공사업부, 현대우주항공 3사가 통합하여 1999년 10월 1일 출범하였다. 당시 고부가가치 미래산업의 선점을 위해 삼성 대우 현대라는 대기업 그룹사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누적된 적자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이어가던 차라 외환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항공산업에 대해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과 통합이라는 처방은 불가피하였다.
이후 국가 주도의 방산 사업을 통한 인큐베이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절차탁마의 노력으로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항공기 설계, 제작, 시험평가, 유지보수 기술을 확보하였다. 또한 내수용으로 개발된 군용기의 수출이 성과를 얻고 민항기 부품사업도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어 군수와 민수, 내수와 수출이 양방향으로 성과를 내는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여 2011년 코스피 상장 이후에도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KAI는 지난 7월 14일 사천본사 및 서울사무소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벌써 2개월이 넘는 시간동안 해외수주를 비롯한 주요 경영활동이 멈춰있다. 새 정부 들어 과거의 적폐청산을 목표로 환부를 도려내는 것에 대해서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의 항공산업은 APT(미공군 고등훈련기) 사업이라는 160억불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의 수주를 연말까지 앞두고 있고 이를 위해 지난 20여 년간 T-50 초음속 고등훈련기라는 옥동자를 낳고 기반 항공산업을 길러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이번 검찰수사로 빈대를 잡다가 초가삼간을 태우는 우를 범해서는 절대 안 된다.
신체를 수술할 때도 절개부위를 최소로 하고 수술시간을 최소로 할 때 몸의 회복이 빠르듯 현재 KAI에 대한 처방도 그러해야 한다. KAI는 단순히 일개 방산업체가 아닌 외환위기를 거치며 항공산업 3사를 통합한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전부이기 때문이다.
이는 지역의 대학교수협의회, 상공회의소, 시민연대, 노동조합 등 각계에서 내건 플래카드로 한결같이 조속한 KAI(한국항공우주산업(주))의 경영정상화를 바란다는 내용이다. 그도 그럴 것이 4000여 명의 KAI 임직원뿐만 아니라 70여 협력사의 근로자 그리고 이들의 가족까지 합하면 대략 3만 명 정도가 이번 검찰수사로 위축된 회사경영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고 하니 지역사회의 위기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KAI는 외환위기 당시 국가적인 위기 상황에서 7대 업종 빅딜의 일환으로 삼성항공, 대우중공업 항공사업부, 현대우주항공 3사가 통합하여 1999년 10월 1일 출범하였다. 당시 고부가가치 미래산업의 선점을 위해 삼성 대우 현대라는 대기업 그룹사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누적된 적자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이어가던 차라 외환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항공산업에 대해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과 통합이라는 처방은 불가피하였다.
이후 국가 주도의 방산 사업을 통한 인큐베이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절차탁마의 노력으로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항공기 설계, 제작, 시험평가, 유지보수 기술을 확보하였다. 또한 내수용으로 개발된 군용기의 수출이 성과를 얻고 민항기 부품사업도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어 군수와 민수, 내수와 수출이 양방향으로 성과를 내는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여 2011년 코스피 상장 이후에도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KAI는 지난 7월 14일 사천본사 및 서울사무소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벌써 2개월이 넘는 시간동안 해외수주를 비롯한 주요 경영활동이 멈춰있다. 새 정부 들어 과거의 적폐청산을 목표로 환부를 도려내는 것에 대해서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의 항공산업은 APT(미공군 고등훈련기) 사업이라는 160억불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의 수주를 연말까지 앞두고 있고 이를 위해 지난 20여 년간 T-50 초음속 고등훈련기라는 옥동자를 낳고 기반 항공산업을 길러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이번 검찰수사로 빈대를 잡다가 초가삼간을 태우는 우를 범해서는 절대 안 된다.
신체를 수술할 때도 절개부위를 최소로 하고 수술시간을 최소로 할 때 몸의 회복이 빠르듯 현재 KAI에 대한 처방도 그러해야 한다. KAI는 단순히 일개 방산업체가 아닌 외환위기를 거치며 항공산업 3사를 통합한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전부이기 때문이다.
양희돈(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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