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근 교수의 慶南文壇, 그 뒤안길(437)
강희근 교수의 慶南文壇, 그 뒤안길(437)
  • 경남일보
  • 승인 2017.09.28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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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박경리 동상, 그리고 북유럽 이야기(15)
 



스톡홀름에 가서 먼저 시청사를 구경했다. 붉은 색의 시청사는 스톡홀름의 자유와 자치, 정의를 상징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건물은 내셔날 로맨틱 양식을 기본으로 한다는가이드의 설명이다. 시민공원인 외부 정원과 중간 정원에는 이탈리아 르네쌍스 양식을 도입했다는 것이다. 시청사 건물의 탑 높이는 106m,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다시 좁은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눈 앞에 시가지 풍경과 바다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시청사 안에 들어가면 블루 홀이 나온다. 이곳은 매년 12월 10일 노벨상 시상식 직후 공식 만찬회가 열리는 장소다. 블루 홀은 10만 개의 붉은 벽돌로 만들어졌고, 수작업으로 벽의 표면에 미세한 구멍들을 뚫어 빛과 소리가 자연스레 반사된다. 붉은 벽돌을 사용했으면서 왜 블루 홀이라 했을까, 궁금해졌다. 그것은 처음에 계획했던 이미지 컬러가 푸른 색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부른다는 것이다. 스웨덴 사람들은 계획에다 이름을 붙이는 특이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층에는 매주 월요일 시의회가 열리는데 시의원들은 전혀 보수를 받지 않는다고 한다. 복지의 나라에 의원들의 복지는 아껴두고 있는 나라였다. 북유럽의 수도 시청사의 특징은 그때까지의 그 나라 예술 문화의 총체적인 수준이고 총화이고 역사였다는 것이다.

옛시가지 감라스탄은 중세 스톡홀름의 발원지이다. 작은 섬이지만 왕궁, 대교회, 증권거래소 등 유서깊은 건물들이 있고 의회, 내각, 외무성, 등 관청가를 이루고 중심 광장에는 노벨기념관이 있다. 필자는 이 기념관 앞에서 사진을 좌우 원근으로 다양하게 찍었다. 사실 필자가 이번 여행에서 가장 와 보고 싶었던 곳이 노벨기념관이다. 노벨문학상에 대해서는 관심과 불편함이 공존하고 있어서 그 감회가 남다른 바가 있었다.

노벨기념관은 다이나마이트를 만든 스톡홀름 출신 노벨의 유언으로 노벨상이 제정되어 2001년에 100주년 기념으로 건립되었다. 기념관 안에는 역대 노벨상 수상자들 이력과 업적을 확인할 수가 있다. 몇가지 체험 부스도 있고 아이들을 위한 공간도 마련되어 있지만 규모가 작아 볼거리가 없었다. 2층에는 스웨덴 한림원이 있고 기타 유관 기관의 사무실로 활용되고 있었다. 필자는 노벨상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부이사장을 맡은 2010년대 초반이었다.

국제 펜대회에 가거나 국내에서 국제펜 간부들을 만나거나 기회 있을 때마다 정보를 얻기 위해 속마음으로는 분주했지만 얻은 곳은 별 것이 없었다. 외국의 펜본부 지도자들은 ‘노벨상’ 하면 대체로 스웨덴 나라의 기준이고 그 사람들의 수준이고 그 지역의 관심사일 뿐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오불관언이고 평가절하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어떤 경우 “한국 너희들은 왜 노벨상에 집착하느냐? 한 지역에서 주는 상에 관심을 갖지 말고 소수민족의 언어가 소멸되고 투옥작가들이 전 세계에는 끊이지 않고 있는데 그런 쪽에 관해 접근하고 세계의 창작 환경 만들기에 전념하는 것이 펜의 지향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고 강조하는 것이었다. 맞는 말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벨문학상에 불만을 갖고 있는 마음이 해소될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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