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엉터리 한글과 시청률
김민서(전주 상산고 1학년)
[기고] 엉터리 한글과 시청률
김민서(전주 상산고 1학년)
  • 경남일보
  • 승인 2017.11.05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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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애들 말’, ‘10대 언어’라 하여 여러 가지 신조어와 줄임말들이 우후죽순처럼 무성하게 생겨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아주 흔하게 사용되고 있다. 실제로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그러한 말들을 진행자나 프로그램 참가 연예인들이 거리낌 없이 사용하고, 장면을 설명하는 자막에도 재미를 가미한다는 이유로 편집과정에서 삽입하여 넣는 일이 아주 흔하다. 특히 인기 프로그램의 경우 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에 T사의 S**라는 프로그램에서는 ‘급식체 언어’라 하여 ‘지리다’, ‘오지다’, ‘인정각’ 등 10대 언어를 소개하기도 했다. 평소 즐겨보는 프로그램에서 잘 몰랐던 신조어를 접하게 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다른 프로그램들도 젊은 시청자 층을 확보하고 있는 경우 유난히 줄임말과 신조어의 사용이 난무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즐겁게 시청하는 예능 프로그램들에서 우리말 사용이 ‘낯설다’라는 감정을 느끼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며, 우리말 파괴의 우려마저 들기 십상이다.

우리는 국어수업시간에 우리의 한글이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하고, 독창적이며, 과학적인 글이니 바르고 고운 말을 써야 한다고 분명히 배웠다. 하지만 청소년들은 대화나 SNS에서의 채팅 때 줄임말과 신조어를 사용하는 것이 최신문화의 유행을 공유하고 있다는 증거라도 되는 듯 앞 다투어 사용하는 것이 사실이다.

청소년들에게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칠 수 있는 대중매체, 특히 TV의 예능프로그램이 앞장서서 비속어, 신조어, 줄임말을 사용하며, 그것을 하나의 문화로 선도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일이다. 심지어 J사의 아* **이라는 프로그램에서는 ‘싸펑피펑’이라 하여 직접 줄임말을 만들어 한동안 10대에게 유행처럼 사용되기도 했었다.

국가적, 시대적 문화를 선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대중매체가 ‘재미’라는 미명(美名)으로 청소년들의 언어파괴를 종용하며, 한글 파괴를 부추기고 그것을 청소년의 문화 또는 젊은 세대의 문화로 확산시키고 있는 셈인 것이다.

TV프로그램들이 자극적이고 재미있다는 이유만으로 엉터리 한글을 조어(造語)해 청소년을 포함한 시청자들의 올바른 한글 사용에 대한 의식체계 전반을 뒤흔드는 일을 묵과해서는 안 된다. 또한 여러 대중매체와 각종 프로그램들은 젊은 세대의 시청자를 공략하기 위한 비속어와 신조어의 사용을 지양하고, 아름다운 우리의 말과 글의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는 국민적 관심을 유도하는 일에 앞장서는 모범을 보여줘야 한다.

 
김민서(전주 상산고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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