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시·고성군 삼천포화력 '땅의 전쟁'
사천시·고성군 삼천포화력 '땅의 전쟁'
  • 문병기
  • 승인 2017.11.22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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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헌법재판소 대심판정 공개변론 개시
사천시와 고성군이 삼천포화력발전소 토지에 대한 권한을 두고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23일 오후 2시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사천시가 고성군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심판 사건의 공개변론이 열린다.

22일 사천시에 따르면 이 공개변론은 사천시와 고성군 사이 해역을 매립해 형성된 매립지의 관할권을 어떻게 정해야 할지를 결정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심판의 쟁점은 매립지의 관할을 정할 때 매립 전 해상 경계를 기준으로 할지, 매립 후 새로 생겨난 매립지의 효율적 이용에 대한 고려를 기준으로 할지다.

사천시는 해상 경계를 기준으로 하면 유리하고, 고성군은 매립지의 효율적 이용 측면을 고려하면 유리해질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헌재는 공개변론을 통해 매립 전 해역 어장에서 두 지자체의 지리적, 경제적 관계가 어땠는지를 면밀히 검토한 후 최종 결론을 낼 방침이다.

문제의 이 토지는 고성군수가 1985년 1월 25일 고성군 하이면 덕호리 810-2(잡종지 64만3216㎡)로 신규 등록하면서 한전 토지대장에 소유자 등록 후 1991년 3월 11일 소유권이 보존등기됐으며, 810-1(도로 1만4156㎡)는 2006년 4월 3일 국가(건설교통부)소유로 등기됐다.

하지만 사천시는 조선총독부육지측량부가 제작한 지형도를 기본으로 작성된 국가지리정보원의 국가기본도를 근거로 삼천포화력발전소 제1, 제2 회사장 부지 중 17만 9055㎡ 규모의 토지는 사천시의 관할구역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토지는 사천과 고성군 경계 바다였다가 공유수면 매립으로 조성된 땅인데, 사천시 관할 해역 일부가 매립되면서 고성땅으로 편입됐다는 게 사천시의 입장이다.

이 토지가 포함된 해수면은 사천시 사등동 주민들이 동대만이라 칭하고 있는 지역인데, 사등동 일원 어촌계 주민들의 생계터전이었다. 그리고, 사천시 모례어촌계원들과 모랫등어촌계원들이 제1종 공동어업을 하던 곳이다. 실질적으로 이 토지를 지배한 사람들은 모례어촌계원들과 모랫등어촌계원들이었다. 더구나 사천시가 어업지도와 어업단속 행위를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으므로 실효적인 지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전쟁의 시작은 지방세법·지방재정법·발전소주변지역지원법 등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제도적 모순 때문이다. 발전소가 있는 자치단체는 지방세법·지방재정법·발전소주변지역지원법 등에 따라 발전소주변지역 지원금, 특별지원금, 지역자원시설세를 받는다. 삼천포화력 소재지인 고성군에 대부분 돌아가고, 사천시에 지원되는 규모는 미미하다.

삼천포화력은 지난해 37억 원 중 발전사가 30% 쓰고, 사천시와 고성군이 35%씩 13억 원을 받았다. 발전소 5㎞ 반경 인구를 보면 삼천포 시가지가 포함돼 사천시민이 93%를 차지하지만, 사천시와 고성군에 지원되는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금은 똑같다.

또한 광역자치단체는 매년 발전사에 지역자원시설세를 징수하는데 이 중 65%를 소재지 기초자치단체에 교부금으로 준다. 고성군이 지난해 받은 징수교부금은 47억 원이다. 고성군 전체 세수의 15%나 차지한다. 그러나 사천시에는 한 푼도 없다.

특히 남동발전 삼천포화력본부가 두 자치단체에 낸 지방세를 비교하면 격차가 확연하다. 지난 2001년부터 2016년까지 고성군에 낸 지방세는 631억여 원이지만 사천시 납세실적은 고작 19억원(3%)에 불과하다.

문병기기자 bkm@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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