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발硏, 정치권으로부터 독립이 먼저다
경발硏, 정치권으로부터 독립이 먼저다
  • 경남일보
  • 승인 2017.11.26 11: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남발전연구원이 정책연구 본연의 연구기관으로 환골탈태하기 위한 쇄신안을 내놓았다.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시대를 대비해 경남도의 ‘싱크 탱크’로서의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지방분권시대에 걸맞게 조직체계와 기능을 대폭 확대 개편하고, 연구인력도 충원키로 했다고 한다.

경남발전연구원은 지난 1992년 10월 설립, 개원됐다. 지역경제·사회발전, 지역발전 분야에 관한 제반과제에 대한 조사 연구활동을 통해 지역단위의 정책개발 기능을 수행함으로써 지역균형발전과 지역경제·사회발전에 이바지함을 그 목적으로 했다. 그런데 개원 이후 지금까지 설립 목적에 맞게 제대로 운영돼 왔다고 평가하는 도민은 그리 많지 않다. 본연의 역할을 다하기에는 많은 문제점이 있기 때문이다. 원장 자리는 도지사가 측근을 내려보내는 보은성 ‘낙하산 인사 자리’로 전락됐다. 측근이 아니라는 이유로 사퇴 종용 내지는 사퇴 압력을 받았고, 이에 반발하는 등 그때 마다 잡음이 발생했다. 원장들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기 다반사였다. 개원 이래 25년간 14명의 원장이 취임했으나, 3년 임기를 모두 채운 원장은 거의 없었다. 심지어 4개월 만에 교체된 원장도 있었다. 또 정치인의 선출직으로 진출하기 위한 ‘경력쌓기용 자리’로 변질되기도 했다. 그리고 도지사 및 그 측근의 눈 밖에 난 간부공무원을 도정연구관이란 이름으로 쫓아 보내는 ‘간부공무원 유배지’로도 악용됐다.

경남발전연구원이 설립 목적 대로 운영되지 못한 것은 도지사를 비롯한 측근들, 즉 정치권의 간섭에 휘둘릴 수 밖에 없는 제도상 문제점 때문이라고 본다. 물론 명실상부한 ‘경남도 싱크탱크’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조직과 기능을 확대 개편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것 보다는 정치권으로부터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연구기관이 될 수 있는 제도를 구축하는 것이 먼저이고, 더 중요하다. 정치권으로부터 독립되지 않는 한 아무리 좋은 쇄신안이라도 무용지물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