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 생각해보면 우리 농업의 과거 50년은 우선 배고픔을 해결하고자 식량증산 정책과 국민에게 안전한 농산물을 값싸게 공급하기 위한 농업인과 농업과학자들의 노력으로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 그중 가장 큰 성과는 국가 과학기술 반세기의 최고 히트 상품인 통일벼 개발로 국민들의 끼니를 걱정 없이해 줌으로써 국가가 발전하는 토대를 조성했던 일 일 것이다.
요즘의 농촌은 농업기술의 눈부신 발달과 더불어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한 생산, 유통, 판매가 편리해지고 연중 어디서나 고품질의 농산물을 싼 가격으로 구매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한편, 농업은 사시사철 아름다운 경관뿐만 아니라 도시민의 지친 몸과 마음을 전원생활과 전통문화 계승을 통한 휴식과 치유 공간으로 새롭게 발전하고 있다.
우리 도에서도 농촌교육농장을 중심으로 치유농업의 선진국인 독일, 프랑스 등을 벤치마킹하여 농장주가 차별화된 체험을 통한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크게 기대되고 있다.
또한, 농업은 2006년 농촌진흥청에서 밝힌 자료에 의하면 농업의 환경보전 기능과 경제적 가치를 홍수조절, 수자원 함양, 대기정화, 여름철 기후순화, 수질 정화, 토양유실방지 등 67조 6632억 원이라고 했지만, 지금은 당시보다 공익적 가치는 물론 식량안보의 중요성이 더 높아진 점을 고려할 때 100조 원이 더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우리 인간은 매일 마시는 물의 소중함과 산소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처럼 농업·농촌의 공익적 가치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국가가 보장하도록 헌법에 명시하자는 것이 농업인과 농업계 관련 기관 단체들의 한목소리로 국민적 공감대가 확산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쌀은 재배면적이 줄어 생산량이 397만2000t으로 1980년 355만 톤 이후 37년 만에 가장 적은 양을 생산했다. 하루에 국민 1인이 먹는 쌀값은 320원 정도로 자판기 커피 한 잔 값도 되지 않아도 쌀농사를 포기하지 않는 농업인들의 볼멘 목소리를 심각하게 들어줬으면 한다.
왜냐하면, 농업의 공익적 가치 중심에 쌀농사가 있기 때문이다. 예견된 기후변화와 식량부족에 대비하여 지금 우선 쌀이 남아돈다고 농지를 훼손하여 다른 용도로 전용하는 것을 엄격히 제한하고, 선진농업국처럼 4차 산업 혁명의 핵심인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및 농업용 로봇산업 등의 육성과 농업의 가치를 높여 농가소득이 증가하도록 농업 연구개발·보급 분야에 과감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강양수(전 경상남도농업기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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