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안부가 궁금하여(나석중)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안부가 궁금하여(나석중)
  • 경남일보
  • 승인 2017.11.29 14: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디카시-안부가궁금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안부가 궁금하여

안부가 궁금하여

풀꽃도 전화 걸어볼 데가 있다

그리움의 힘으로 꽃을 피우는…


-나석중(시인)



끝내 마지막 버튼을 누르지 못하고 돌아 섰던 날들의 기억이 스멀거리는 디카시다. 안부가 궁금하여서 안부를 묻자와, 길게 늘어선 대열에 끼여 호주머니 속 동전을 이리저리 굴리던 순간들 말이다. 떨리는 가슴을 어쩌지 못해 가까스로 다가간 순서를 양보하고 다시 맨 뒷줄에 매달리곤 하였는데, 가느다랗게 건넬 첫마디를 찾아 몇 번이고 목소리를 가다듬던 그런 시절이 우리에게 있었던 것이다.

그리움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깊이를 가지고 있는 것이라지만 자꾸만 희미해져 가는 이름 뒤에 감추어진 얼굴, 얼굴들. 하지만 때때로 그 아련한 힘으로나마 작은 꽃잎을 피워보는 것이 삶이 아니겠나. 공중전화 부스 안으로 슬며시 자리한 풀꽃을 통해 시인의 상상력은 이토록 힘이 세다. 잊었던 추억을 슬며시 꺼내 읽게 하는 힘 말이다. 오늘 나는 머나먼 그대에게 그리운 안부를 묻나니…./ 천융희 《시와경계》 편집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