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인간에게 던지는 무한한 신뢰의 목소리 그리고 사랑
심진아 (경상대 교육대학원 윤리교육과)
[기고]인간에게 던지는 무한한 신뢰의 목소리 그리고 사랑
심진아 (경상대 교육대학원 윤리교육과)
  • 경남일보
  • 승인 2017.12.05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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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다 보면 갖가지 어려움에 부닥치곤 한다. 그때마다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볼지도 모른다. “과연 내가 무엇으로 살고 있는가?” 이런 본질적인 물음은 늘 질문으로만 끝나곤 한다. 톨스토이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통해 해답 없는 질문에 그만의 답을 던진다. 그 중심에는 미카엘이라는 천사가 있다. 그는 신의 명령을 어기고, 벌로 인간세계로 쫓겨난다. 그리고 세 가지 질문의 답을 찾고 다시 하늘로 간다. 그 질문은 “사람에게 무엇이 있는지 배워라”, “사람에게 주어지지 않은 것을 배워라”, “사람이 무엇으로 사는지 배워라”였다.

첫 번째 답은 시몬과 아내 마트료나를 통해 얻는다. 시몬은 가난한 구두 수선공이다. 세상은 그의 성실함과 선함에, ‘가난’으로 답하고 있는 듯 보였다. 어느 날 딜레마 상황이 주어진다. 추운 겨울 교회당 옆에 쓰러진 벌거벗은 미카엘을 발견한 것. 처음에 시몬은 그를 지나쳤지만, 이내 옷과 신발을 벗어주고 집으로 데려간다. 마트료나 역시 처음에는 미카엘을 마뜩찮게 여기지만, ‘사랑’으로 음식과 쉴 자리를 준다. 이렇게 인간은 ‘이기심’을 가졌지만 ‘사랑’을 가졌다. 그래서 현실에서 만나는 수많은 딜레마 속에서 ‘사랑’을 택하고 행복을 느낀다. 미카엘은 이후 일 년 동안 시몬의 구두수선을 돕는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의 죽음도 모른 채 일 년 동안 신을 구두를 만들러 온 남자를 만난다. 인간은 자만심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지만, 결국 필요한 것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나약한 존재이다. 이렇게 미카엘은 두 번째 답을 얻는다.

그리고 쌍둥이 자매를 만나 세 번째 답을 얻는다. 쌍둥이는 부모를 잃고, 이웃 아주머니와 살고 있다. 미카엘은 신의 명령으로 쌍둥이 어머니의 영혼을 부르러 갔다가 이를 어기고 벌을 받게 된 것이다. 미카엘의 우려와 달리 쌍둥이들은 행복하게 살고 있었고, 결국 이것은 인간의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간은 ‘사랑’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 우리는 결국 우리 안에 내재되어 있는 ‘사랑’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각박한 현실 속에서도 우리의 찬사는 악인이 아니라 선인을 향해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인간다움은 결국 우리의 본성을 깨닫고 이를 실천함으로써 나오는 것이다.

 

심진아 (경상대 교육대학원 윤리교육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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