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단상]한해의 마지막달에 이르러
[월요단상]한해의 마지막달에 이르러
  • 경남일보
  • 승인 2017.12.10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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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누구나 지난 일 년 동안 열심히 살아왔다 해도, 한해의 마지막달이 되면 그냥 쓸쓸하고 가슴 아픈 추억이 마음을 시리게 한다. 시간이 지나 세월이 흐르다 보면 그 자국조차 어렴풋해지는 것이지만 12월에 와서야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면 초라하다 못해 측은하게 느껴지는 건 무엇 때문일까? 결국 옳다고 생각했던 삶의 방식이 잘못된 것이었으며, 옳은 것이었다 할지언정 꿈으로만 생각했었지 그 꿈들을 실행에 옮기려 하지도 않고 짐작하였던 것과 전혀 다른 일에 시간을 헛되게 보냈는지도 모른다.

지난날, 가장 소중한 시기에 자신의 일을 제쳐두고 엉뚱한 일에 갈피를 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헤맨 건 아니었을까. 우리 앞에는 세월이 영원한 것도, 많이 남지도 않았는데 젊을 때처럼 일을 잘해낼 수 있단 말인가. 길지 않은 시간을 아껴 써야 할 소중한 나날이며 또 한 해이거늘. 지난날의 삶이 잘못되었다면 최선을 다해서, 거듭 잘살 기회를 만들어야 하는 건 아닐까?

인간이라면 살을 에는 듯한 추위처럼 괴롭고 힘들었던 지난날이 어찌 없을 수 있으리오. 특히 연말이 되고 또 되풀이되는 한해에 나이만 차곡차곡 쌓여만 가는 것이라면, 부끄러운 지난날의 삶을 제 스스로 해결해 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혹독한 겨울의 추위의 삶도 뼛속 깊이 느껴 보면, 결국 터득하게 되는 것은 소중한 삶의 지혜가 아닌가. 그 지혜로써 새해에는 더욱 뜻깊은 준비를 해낼 수 있기를 바라자.

연말은 누구에게나 쓸쓸한 달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시기를 힘들게 보낸 자만이 진실한 자기반성의 토대 위에 새로운 한해의 일들을 미리 생각하여 정할 수 있으리라. 현실이 어려울수록 꿈이란 더욱 눈부시게 마련이므로 힘든 삶일지라도 좌절하는 삶이 되어선 안 된다, 그 어떤 인생에도 절망은 없듯이, 모진 현실을 참고서 극복해나가도록 해야 한다. 지난날의 실수와 부끄러운 상처에서 피어나는 건 바로 지혜라는 꽃이다. 새로운 지혜의 꽃, 이 꽃이야말로 인생을 얼마나 보람 있게 이끌어 주는가.

살아가면서 새로운 지혜가 쌓이지 않는다면 어찌 아름다운 삶이라고 말할 수 있으리오. 추위도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듯 연말을, 삼동의 추위도 이기는 방법을 자신의 생각대로 밀고 나가자. 한해의 끝에서, 연말의 추위가 우리에게 주는 건 무언지 생각할 수 있는 자기 성찰에 좋은 계절이기도 하다. 자신이 걸어온 길도 돌아보며 갈 길도 생각하고 대처해 미래를 내다보며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인생은 고난의 계절이 지난 뒤에야 꽃피는 봄이 온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기길 바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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