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주의 식품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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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일보
  • 승인 2018.01.07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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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합과 진주담치
홍합


우리나라에 서식하고 있는 홍합은 20여 종이며 지방에 따라 참홍합(홍합), 담치, 담채(淡菜), 열합, 섭, 섭조개, 합자, 동해부인 등으로 불렀고, 예로부터 참홍합은 전복, 해삼과 더불어 해산물 중 가장 귀하고 비싼 값을 받을 수 있다하여 삼화(三貨)라 하였다.

홍합은 그 생김새로 인해 여성을 상징하는 조개로 불려왔는데, 이는 홍합의 족사(足絲)와 외투막 그리고 몸의 형태와 색갈이 여자의 국부와 너무나도 유사하기 때문이다. 「본초강목」에는 ‘살은 홍색이라 피조개와 같고 입은 작고 검은 털이 있어 동해부인(東海夫人)이라 하는데 해삼을 해남자라 하는 것과 같다’ 라고 기록되어 있다. 중국 사람들도 홍합을 동해부인이라고 불렀는데, 이는 홍합을 먹으면 속살이 예뻐져 성적 매력이 더해진다는 뜻이다. 일본 사람들은 홍합을 이가이(貽貝)라 하며, 별명으로 희패(姬貝) 혹은 서시설(西施舌)이라고 하였는데, 이는 중국 월나라 미녀 서시의 혀라는 뜻이며, 모두 여성을 의미하는 이름이다.

패류 중 굴은 암수동체이나 홍합은 암수이체이다. 때문에 식탁에서도 암수를 쉽게 구분할 수 있는데, 암컷은 난소의 색깔로 인해 황적색이고 수컷은 정소의 색깔로 인해 담황색이다. 홍합의 패육 중에는 펜테녹산틴(pentenoxanthin)과 미틸로산틴(mytiloxanthin)과 같은 카로티노이드계 색소 때문에 노란색을 띠게 된다. 그런데 홍합과 진주담치는 서로 다른데도 불구하고 구분이 쉽지 않다. 담치류에는 참담치와 진주담치 등이 있는데 전자를 홍합이라 하며 대부분 자연산이다. 이와는 달리 진주담치는 얕은 수심에 잘 번식할 뿐만 아니라 강한 번식력으로 인해 중요한 양식대상종이 되었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포장마차에서 소주 안주로 즐겨먹는 것은 자연산이 아닌 양식산 진주담치다. 진주담치는 홍합보다 패각이 얇고 각의 복측은 조금 볼록하며 이 부분이 황색을 띤다.

홍합과 진주담치의 지방산 조성을 보면, 총 지질에 대한 다가불포화지방산의 조성비가 각각 50.1% 및 46.8%로 불포화도가 매우 높다. 특히 기능성 지방산인 EPA(eicosapentaenoic acid)와 DHA(docosahexaenoic acid)가 총 지질에 대하여 홍합은 각각 16.6% 및 16.7%이고, 진주담치는 21.1% 및 12.6%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의 기능성을 보면 EPA는 혈전증 예방, 나쁜 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 저하작용 등으로 생활습관병에 유익하고, DHA는 두뇌발달, 치매예방, 암 예방 및 류머티즘 등의 치료에 효과가 있다.

홍합에는 셀레늄, 요오드 및 철분 등의 미네랄이 풍부하고, 프로비타민D의 함량이 많아 칼슘의 흡수를 높여 뼈의 골밀도를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빈혈 개선에도 유익하다. 또 기능성 아미노산인 타우린이 홍합에는 177.4mg%, 진주담치에는 137.9mg%로 많다. 타우린은 베타인과 더불어 간 보호 작용, 뇌세포 보호 작용, 세포내 독성물질 제거, 고혈압 및 동맥경화 등의 예방을 기대할 수 있다.

홍합과 진주담치 열수추출물이 항암작용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한 결과, 항산화 활성과 더불어 DNA 손상을 보호하는 효과가 관찰되었는데, 이는 이들 패류 중에 존재하는 여러 종류의 카로티노이드류에 의한 것으로 밝혀져 있다. 한편 홍합 단백질의 가수 분해물 중 어떤 펩티드는 혈압상승의 원인이 되는 효소(ACE)를 42.7%나 저지시킬 수 있고, 동시에 알코올 분해 효소의 활성을 높여 과음 후 숙취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도 있다.

홍합과 진주담치 특유의 시원한 국물 맛은 주로 글루탐산을 중심으로 한 유리아미노산, 단맛 성분인 베타인과 TMAO등에 의하며, 또 졸깃졸깃하게 씹히는 조개살의 식감은 콜라겐 등의 단백질이 주최를 이루고 있다.

홍합과 담치와 같은 조개류는 싹시톡신(saxitoxin)이라는 독소가 축적되어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5-9월에 독성이 강하며, 이 독소는 100℃에서 30분간 가열하여도 분해되지 않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

/경상대학교 식품영양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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