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에서] 봄을 기다리는 노래
최숙향(화개초등학교 왕성분교장·시인)
[교단에서] 봄을 기다리는 노래
최숙향(화개초등학교 왕성분교장·시인)
  • 경남일보
  • 승인 2018.01.08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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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궁했던 시대가 저문지 오래 되었는데 삶은 갈수록 퍽퍽해지고 치열해지는 느낌이다. 수많은 해넘이와 해돋이를 지켜보며 모두들 두 손을 모아왔지만 전체적으로 우리 생활이 나아지는 게 보이지 않고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는 무수한 젊은이들은 줄어들지가 않는 모양이다. 한창 패기 넘치는 나이에 입시전쟁에 이어 취업고시에 청춘이 시들고 있는 이 시대의 젊은이들을 보면 가슴이 답답하기 이를 데가 없다.

우리가 젊을 땐 노력하면 그래도 취업은 가능했다. 지금은 고개만 돌려봐도 청춘을 삭히며 떠도는 젊은이들이 너무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너무나 슬프고 가슴 아픈 현실이다.

모차르트가 추운 겨울만큼이나 혹독한 삶의 고통 속에서 희망을 노래했다는 ‘봄을 기다리는 노래’를 듣던 중 문득 기다림이란 것이 끝이 보이고 은근한 기대감으로 행복이 되는 삶이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느긋하게 여유를 즐길 수도 없는 기다림이란 것은 사람을 초조하게 만들고 찌들게 한다. 하물며 지금 앞길이 보이지 않는 현실의 고통 속에서 삶의 봄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은 어떨까! 시간이 지나면 절로 우리 곁을 찾아오게 되어있는 봄처럼 우리네 마음의 봄도 그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디로 가는지 행선지를 알 수 없는 기차에 올라탄 들뜬 기분으로 또 한해를 맞는 1월이다. 올해 우리 앞엔 어떤 시간들이 놓여있을까? 삶이 아름다운 것은 어느 누구도 미래를 내다볼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얼마든지 희망을 가질 수 있고 아름다운 꿈을 꿀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도 도대체 나아지지 않는 상황일지라도 살아있음은 아직도 희망과 도전의 새해를 꿈 꿀 수 있어서 좋은 거라고 무한긍정 마인드로 새해 설계를 하고 볼 일이다. 좀 더 나은 희망, 행복, 소망으로 손을 모으는 새해초입에 이해인 수녀의 ‘새해에는’ 시를 음미해본다.

1월에는/내 마음을 깨끗하게 하소서/그 동안 쌓인 추한마음 모두 덮어 버리고/이제는 하얀 눈처럼 깨끗하게 하소서//2월에는/내 마음에 꽃이 싹트게 하소서/하얀 백지에 내 아름다운 꽃이/또렷이 그려지게 하소서...

황금개띠 해에 들어 날씨가 연일 겨울답지 않게 따사롭기만 하다. 겨울에 따뜻한 새해를 맞이하는 것도 자못 위로가 된다. ‘꿈 많은 젊은이들이여~ 상처 입은 젊은이들이여~ 새해 백지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갖기를...’
 
최숙향(화개초등학교 왕성분교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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