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꽁초 무단투기로 몸살 앓는 거리
담배꽁초 무단투기로 몸살 앓는 거리
  • 임명진
  • 승인 2018.01.08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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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적발 등 단속 어려워…흡연자 인식개선 절실
지난 7일 오후 9시께 진주시 상대동의 한 식당 앞. 막 식사를 마치고 나온 일행이 담배를 피우고 꽁초를 버릴 곳을 찾아 두리번 거렸다. 마땅히 버릴 곳이 보이지 않자 일행들은 다 피운 꽁초를 길바닥에 버린뒤 자리를 떠났다.

식당에 드나들던 다른 손님들도 있었지만 이들의 그런 행동을 눈여겨 보는 이는 없었다.

새해가 되면서 금연을 결심하는 이들이 늘고, 정책적으로 금연을 유도하고 있지만 정작 흡연자들의 담배꽁초 투기로 인한 불결한 환경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에따라 흡연자들의 담배꽁초 무단투기에 대한 계도와 단속이 필요하다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높다. 무심코 버리는 담배꽁초가 도시 미관을 해치고 이를 청소하는데도 세금이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택지역은 물론 유동인구가 많은 유흥가, 식당가들이 몰려 있는 번화가는 더욱 심각하다.

한 식당 주인은 “치우는 사람은 없고 버리는 사람만 있으니 점심이나 저녁시간이 되면 곳곳에 담배꽁초들이 너저분하게 버려져 있다.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담배꽁초 무단투기는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도 지출한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담배꽁초로 발생한 화재는 매년 전국적으로 6000건 이상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14년 6952건, 2015년 6842건, 2016년 6571건으로 발생 빈도가 높다.

도내에서도 지난해 발생한 화재 3506건 가운데 담배꽁초, 쓰레기 소각 등 부주의가 차지하는 비중이 2131건(60.1%)으로 가장 많았다.

치우는 것도 골칫거리다. 진주시 청소과 관계자는 “길거리나 가로수 청소에 있어 담배꽁초가 가장 많은 쓰레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담배꽁초가 많이 투기되는 하수구 주변은 정비작업이 수시로 실시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담배꽁초가 하수구를 막히게 하는 직접 요인은 아니지만, 무심코 버리는 담배꽁초를 치우고 청소하는데 결국 세금이 들어가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때문에 금연지원 못지 않게 흡연자들의 무단투기를 줄여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강력한 단속을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지만 효과 면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금연법이 시행된 이후 청소년 정화구역, pc방 등 금연구역에서의 흡연행위에 대한 단속을 벌이고 있지만 적발 건수 자체는 높지 않은 실정이다. 단속에 대한 저항이 심한데다 현장 적발이 어렵기 때문이다.

진주시가 2016년 지역내 금연 공중이용시설 9129개소를 단속해 적발한 건수는 132건이다. 지난해는 71건이었다.

금연구역은 해마다 늘고 있지만 길거리 금연은 흡연자의 양심의 영역이라는 지적도 있다.

진주시보건소 관계자는 “현행법상 길거리 흡연을 규제할 만한 마땅한 방안은 없다. 담배를 피우는 것도 좋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간접 피해를 끼쳐서는 안될 듯이 자기가 피운 꽁초는 깨끗하게 버려야 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거리에 쓰레기통을 설치하면 무단투기를 줄일 수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생활쓰레기 무단투기를 부추길 것이라는 부정적인 의견 또한 대두되고 있다.


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kr

 
진주시의 한 도심 맨홀에 수북히 쌓여 있는 담배꽁초들이 지나가는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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