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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고래장 어르신들의 '사고(四苦)'박도준기자(지역부팀장)
박도준  |  djp1@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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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10  22:3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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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도준기자
전국 곳곳에 눈이 내린 후 올 겨울 최강 한파가 덮치고 있다.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간다고 한다. 못 먹고 헐벗은 사람에게는 참으로 견디기 힘든 계절이다. 특히 노인들에게는 겨울은 잔인하다.

전통적으로 우리나라는 농경을 바탕으로 대가족을 이루고 가정에서 직계존속의 봉양을 책임져 사회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급속하게 산업사회로 재편되면서 대가족체계는 무너졌고 핵가족체계가 되어 직계존속 봉양의 전통도 무너졌다.

국가나 지자체는 기본적으로 가정에서 노인의 부양을 책임진다는 인식이 남아 구체적인 대책을 세우지도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들어 노인대책들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과도기적인 걸음마 단계이다.

본보 16면과 17면은 ‘사람의 향기’라는 섹션으로 구성되고 있다. 이 면에 들어갈 기사를 선별하다 보면 눈물겹고 가슴 아픈 내용들도 자주 접하게 된다. 지난해 11월과 12월에는 이 면의 상당수를 기관단체, 자원봉사단체 등에서 김장김치 담그는 소식으로 채웠다. 그리고 떡국떡, 라면 등을 이웃들에게 전달하는 사연들도 잇따라 잔잔한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러면서 느끼는 것은 이런 감성과 온정이 체계적이지 못한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이젠 국가와 사회가 연계해서 노인복지에 대해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접근할 때가 된 것 같다.

우리나라의 노인복지 정책은 1981년에 제정되고 1989년에 개정된 노인복지법을 중심으로 소득보장, 의료보장, 주거보장, 사회복지서비스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일찍부터 노후정책과 설계를 해온 서구와는 달리 우리나라는 노인의 경제적 빈곤, 보건·의료문제, 무위(無爲)·무료(無聊), 사회적 소외라는 이른바 ‘노인의 사고(四苦)’가 사회 문제화 된 지도 오래됐음에도 애써 외면해 왔다.

네 가지 고통 중에서 가장 문제인 것은 무위·무료, 사회적 소외감으로 심하면 고독사를 초래한다. 배고프면 아이들은 울며 굴속을 기어나오지만 노인들은 소리 없이 더 깊은 굴속으로 들어가는 법이다. 고독은 공포를 낳고 공포는 절망을 낳고, 절망은 포기를 낳는다. 포기의 끝은 고독사이다.

노인들은 거동이 불편하면 집을 나서지 않는다. 누워서 텔레비전을 보는 것이 유일한 낙이다. 찾아오는 이 없으면 몇 날 며칠을 말 한마디 하지 않는다. 챙겨주는 이 없어 챙겨 먹지도 않는다. 기다리는 것은 지역사회보장협의회, 우체국 집배원, 사회복지사, 요구르트 아줌마, 자원봉사자, 가사도우미들의 발걸음이다. 이 분들보다 더 가까이 있는 분들이 이웃사촌들이다. 멀리 떨어진 사촌보다 이웃들이 이런 분들의 사정을 잘 알고 있다. 홀로 노인들은 누구도, 빈손이라도 찾아와 손을 잡으며 안부를 묻는 것이 살아가는 낙 중의 하나라고 한다.

무위·무료, 사회적 소외감이 현대판 고래장이 되지 않기 위해 우리 모두 나서야 하고, 국가와 자치단체 그리고 사회가 연계해서 체계인 사회복지망을 구축하는데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노인복지 타워를 만들어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운용되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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