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 ‘명품’ 사천바다케이블카는 디테일에 달렸다
이웅재기자 (취재부 지역팀 부장 대우)
[현장칼럼] ‘명품’ 사천바다케이블카는 디테일에 달렸다
이웅재기자 (취재부 지역팀 부장 대우)
  • 이웅재
  • 승인 2018.01.17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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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재기자
“발바닥 발바닥”.

옛날 어느 마을에 짚신을 삼아 생계를 이어가는 부자가 있었다. 이들은 한 집에서 짚신을 삼아 같은 시장 같은 장소에서 판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비싼 아비의 짚신이 다팔리고 나서야 아들 것이 팔린다. 애탄 아들, 두 사람 짚신을 두고 아무리 비교해도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조르듯 물어도 묵묵부답이던 아비가 죽음을 앞두고 아들의 귓가에 속삭이듯 말해 준다. “발바닥 발바닥”. 아들은 매끈하게 잘 마무리 되어 있는 아비 짚신의 발바닥을 보면서 “이게 비결인가”라고 탄식했다 한다.

필자가 마무리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 종종 쓰는 일화를 거론한 이유는 사천바다케이블카 때문이다. 사천바다케이블카는 ‘전국에서 제일가는 명품 케이블카’를 지향하고 있다. 안전과 함께 풍성한 볼거리와 먹거리로 전국의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이다. 한려수도 해상국립공원이라는 천혜의 자원, 산과 바다를 동시에 조망할 수 있도록 개설된 케이블카 노선을 부각하면 차별화된 마케팅이 가능할 것도 같지만 과연 그리될까 하는 의구심을 아직은 지울 수 없다. 소비자가 만족할 때 소비가 이뤄진다는 시장의 관점에서 보면 사천바다케이블카가 가야할 길이 멀어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명품이란 말을 내세울 정도면 더더욱 그러하다. 모든 일은 마무리 과정에서 평범과 비범으로 갈린다. 판단은 오롯이 시장의 몫이다.

현재 사천바다케이블카 사업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이대로 진행되면 당초 예정한 3월 상업운행이 어렵지 않아 보인다. 사천시시설관리공단에 따르면 사천바다케이블카 사업의 현 공정률(1월 17일 기준)은 91%로 1월말부터 ‘시공사 시험운전’에 들어간다. 시운전은 와이어(엔진) 가동을 시작으로 캐빈 부착 가동, 탑승 인원 총량 가동 등의 단계를 거쳐 3월말 상업운행과 4월 개통식으로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사천시-사천시시설관리공단의 사천바다케이블카 위수탁 협약’과 조례제정 등의 행정절차를 이행한다. 전반적으로 문제 없다고 보는 것은 여기까지.

상부역사 각산에 국가정원 조성 등 중장기 사업은 따로 추진하더라도 개통전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다. 옥에 티 정도가 아니라 ‘명품’에 금이 갈 정도의 흠결이라면 반드시 손봐야 한다. 케이블카 노선 아래 낡은 건물과 조선소 등 한려수도 청정해역의 조망을 해치는 시설물을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 지 오래다. 그런데 개통을 앞둔 지금까지 제대로 된 것이 없다. 노선 아래 W산업을 비롯해 각종 시설물의 도색과 보수 등이 제자리 걸음이다. 애향 시민들은 “예산타령하며 미룰 정도로 한가한 때가 아닌데…”라며 “케이블카 주변 미관정비 등 조망권 확보는 지방채를 발행해서라도 해결해야 할 절박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관광산업은 억지로 권해서가 아닌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야 성공하는 산업이다. ‘좋은 상품’은 호기심에 스치듯 찾은 방문객도 사로잡는다. 이들의 입소문이 성공의 지름길이다. ‘상품이 좋아야 성공한다’는 평범한 진리가 사천바다케이블카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것을 명심하고 마무리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웅재기자 (취재부 지역팀 부장 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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