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칼럼]아동 출입을 거부하는 영업점, 과연 올바른 조치일까
이정준(진주교대 학보사 편집국장)
[대학생칼럼]아동 출입을 거부하는 영업점, 과연 올바른 조치일까
이정준(진주교대 학보사 편집국장)
  • 경남일보
  • 승인 2018.01.23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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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만 5세 이하 아동 출입 금지’, ‘우는 아이 안됩니다. 소리 지르는 아이 안됩니다.’라는 문구를 건 영업점들이 간혹 보이곤 한다. 한명의 고객이라도 더 받아 이윤을 남겨야하는 가게이지만 이처럼 어린 고객을 거부하는 가게는 어떤 가게일까. 사람들은 이러한 가게를 두고 ‘노키즈존’이라고 부른다. 노키즈존이란 어린 아동의 출입을 거부하는 업소를 뜻하는 신조어로 아이의 소란으로 인해 다른 손님들이 피해를 입게 되는 일이 빈번해지면서 등장한 개념이다. 노키즈존은 어린 아이의 출입을 거부하는 영업 조치이지만 그 말은 결국 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의 손님을 거부하는 것과 같다. 그렇게 되면 사실상 수익은 당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점장들이 노키즈존을 설정하게 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바로 요즘 들어 아동을 동반한 손님과 다른 손님 간의 갈등이 자주 발생하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공장소에서 아이들이 소란을 피워도 아이를 통제하지 않는 부모를 종종 볼 수 있다. 또 뛰어다니는 아이들에게 주의라도 주면 남의 아이한테 왜 그러냐며 오히려 성을 내는 사람들도 있다. 이처럼 가게의 분위기를 망치고 다른 손님들에게 불편을 주는 아이와 부모들의 행동들이 점장들에게는 곱게 보일 리가 없는 것이다. 또한 일부 손님들도 피해를 줄 수 있는 아이의 행동이나 부모들의 이기적인 생각 때문에 피해를 받을 수 있다며 노키즈존을 찬성한다.

하지만 노키즈존 지정이 올바른 대응이라는 것에 의문을 가져봐야 한다. 우선 흔히 오르내리는 무개념 아이와 부모는 일부이며 아이를 잘 통제하고 예절을 지키는 부모도 많다. 소수의 사람들 때문에 다른 무고한 사람들이 불편을 겪는 것은 불합리하며 지나친 일반화의 결과이다. 또한 이러한 사태가 계속되고 당연하게 인식된다면 사회적 차별을 당연시하는 태도가 생길 우려가 있다. 노키즈존의 설정은 어찌되었든 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차별이 계속해서 발생한다면 결국 다른 누군가를 대상으로 하는 제 2의 노키즈존이 나타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이러한 노키즈존 문제는 서로간의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해준다. 노키즈존이라는 운영이 등장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이 배려의 결여에 있다. 먼저 부모들의 경우 아이 뿐만 아닌 남을 먼저 고려하는 태도를 지녀야 한다. 아이가 소란을 피우면 좋아할 사람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사람들이 함께 사용하는 공공장소에서는 타인의 입장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다른 사람들도 아이와 그들의 부모를 이해하고 배려해야할 필요성이 있다. 휴식 시간을 아이 때문에 방해 받으면 기분이 언짢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내가 피해를 입었으니 그에 대한 보상을 받아야 된다는 생각보다는 관대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 따라서 아이의 출입을 원천적으로 막는 강경한 대응보다는 ‘배려’를 통해 근본적으로 해결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노키즈존은 단순히 가게 주인과 아이 엄마들 간의 갈등을 떠나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르고 있으며 계속해서 논란이 될 것이다. 그런 만큼 이를 단편적인 문제로 치부하기보다 대화와 이해를 통해 서로가 만족할 수 있는 더 많은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절실하다.

 
이정준(진주교대 학보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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