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서화로 엿보는 한-중-일 예술혼
고서화로 엿보는 한-중-일 예술혼
  • 김귀현
  • 승인 2018.01.28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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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미술관서 3월까지 '3국 근대 서화전'
금강미술관이 올해 두 번째 기획전이자 아홉 번째 소장품 전시로 ‘우영준 컬렉션-Ⅸ 한·중·일 근대서화전’을 31일부터 3월11일까지 연다.

이 컬렉션 전시는 금강미술관 설립자 우영준 (주)한국야나세 회장이 28년간 국내는 물론 해외를 오가며 수집한 소장품 중에서 가장 제작연대가 오래된 서화들로 구성되어 있다.

전시작들은 지금으로부터 700년 이전의 작품부터 조선 초·중기를 비롯한 1900년대 초기의 작품에 이르기까지의 한국, 중국, 일본의 서화이다.

한국과 중국, 일본은 동북아시아의 문화중심의 축으로서 특히 예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미술문화의 주도한 국가들이다. 이번 전시작품들은 작가와 연대를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운 오래된 서화들로, 전시를 통한 학예연구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기획되었으며 서예와 산수, 불화 등으로 구성됐다.

이번 전시작품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우리나라의 작품은 1474년경 제작된 서예작품으로써 조선전기의 문신이자, 성리학자인 정여창의 작품이다.

그 외의 서예작품으로는 불교의 4대 법도를 지칭하는 보(普), 불(佛), 광(光), 조(照)에 대한 적서는 1861년에 제작된 것으로 157년 전에 제작된 서예작품이며, 전서체로 새겨진 사자성어를 주제로 본문은 초서로 새겨진 탁본으로 된 비문이 있다.

불화로는 일본작가에 의해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1300년경의 십이보살도, 대사상 등을 그린 것이 있으며, 키쿠소에 의해 흑색비단에 금필로 그려진 관음도와 석가삼존화, 극락도 등이 있다. 그 외에도 일본작가에 의해 그려진 일본의 25인 장수도와 의례도 등도 볼 수 있다.

또한 타노무라 쵸쿠뉴는 일본후기의 문인화가로서 1850년경에 제작된 그의 산수화 ‘엽정농도’는 독특한 화법으로 한중일 문인화의 표본이 될 정도로 인지도가 높은 작가이다. 그의 그림은 인간의 초자연적인 생활상을 담아내는 그림으로써 수묵농도의 절묘한 표현과 부분적으로 처리된 담채의 기법은 당대 회화의 진수를 보여준다.

중국작품을 살펴보면 대표적인 두 작가의 작품으로 12곡 병풍에서 분리된 것으로 추정되는 작품을 볼 수 있다. 그 하나는 당대의 정자나 집들을 수평과 수직선만을 구사한 화법으로 그려낸 산수화 12점이 한 작가의 것이라는 점, 선마도(가칭)가 12점으로 동일한 작가에 의해 그려진 것이 돋보인다.

그 중 산수 12경 시리즈는 먹의 농도에 의한 원근법이 완벽하게 처리되어 강과 기암으로 이루어진 산 사이에 절묘하게 놓여 진 다리와 투시도법이 무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원근이 뚜렷하게 보이는 특징을 지니고 있는데 이 그림을 통해서 당시의 유유자적하는 사람들의 생활상을 간접적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선마도는 작품의 전면이 박락현상을 보일만큼 제작연대를 가늠할 수 없는 그림으로 당시의 선비들이 말과 함께 삶을 영위하면서 자연을 벗 삼아 살아가는 모습을 엿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단순하게 표현된 산천초목을 볼 때 문인화적인 요소를 드러내고 있다.

미술관은 “이번 전시가 관람객과 함께 연구하고자 하는 취지가 있는 만큼, 작품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가칭으로 붙여진 작품제목 등 기타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밝히며, 감상자 여러분의 해박한 고견을 듣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귀현기자 k2@gnnews.co.kr



흑색비단에 금필로 그려진 석가삼존화(釋迦三尊畵). 작가 미상.
‘산수’ 12점 중 1(연도와 작가 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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