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존중
최봉억(김해 계동초등학교 교감)
생명 존중
최봉억(김해 계동초등학교 교감)
  • 경남일보
  • 승인 2018.02.04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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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봉억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그간의 교육이 학업성과에 대한 과업 지향적 경향에서 관계 지향적으로 전향하기 위해 여섯 가지 미래핵심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주관적으로 해석해 보면 인류의 미래 사회에 대한 불확정성의 극복에 있어 상호간의 소통과 협력이 더욱 절실해질 것이라는 예측이 정책 수립의 기반이 되었다고 본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이웃과 더불어 살아왔다. 베른트 하인리히의 ‘귀소본능’ 에서는 인류를 비롯한 지구상의 수많은 동물들이 망망대해서부터 대륙을 넘나들며 수없이 반복해 오는 이주와 귀향의 과정에서 시대와 삶을 공감한다.

물질적 풍요가 결코 뒤지지 않는 우리나라가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갖고 있다. 이러한 자기 파괴적인 극단적 선택이 장기화 될 경우 사회 전반에 자기부정의 강한 정서가 침착될 우려가 있다. 뿐만 아니라 균류를 통해 유럽을 강타한 페스트 못지않은 불행한 증후군이 우리사회 저변에 깔릴 수 도 있다. 문제는 다른 사회 현상과는 달리 자살이라는 것의 본질적 특성이 생명 존중에 비춰서도, 혹은 사회공동체적 삶에 있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는 불가역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왜 집합적 생존에서 이탈을 하는 것일까. 에밀 뒤르케임의 연구에 의하면 집합의식이 높은 나라일수록 자살률은 낮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처럼 각종 이데올로기로 잘 적응된 국민에게 나타난 사회 현상으로서는 그의 해석이 모호하기만 하다.

한편으로 그 점에 대해 이처럼 강한 집단의식이 ‘외모지상주의’, ‘지역주의’, ‘등골브레이크’ 등과 같은 각종의 그릇된 가치와 비합리적 집단의식으로 작동하면 역기능이나 전혀 다른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통제되지 않은 자연스러운 현상을 전제할 때 그저 집단의식의 양적 기준만이 결정적 상관관계일 수 없다는 점에서 매우 유의미한 반론인 셈이다.

양적 팽창이 요구될 수밖에 없었던 시대를 지나 이제는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고 말한다. 방향을 질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 관계의 질에 있어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비합리적 혹은 그릇된 집합의식을 어떻게 개선하고 관리할 것인가가 매우 중요한 문제인 것 같다.

개정교육과정이 적용 2년째로 접어드는 이 시점에서 관계지향의 핵심역량이 어떠한 질적 관점에서 관리돼야 할지, 어떤 철학적 관점을 녹여서 적용할 것인지를 끊임없이 연찬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생명 존중이야말로 교육의 출발점이자 궁극적 목표이기 때문이다.

 

최봉억(김해 계동초등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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