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주의 식품이야기

매생이는 건강 기능성 식품

매생이 그는 누구인가? 지금은 양식으로 쉽게 구할 수 있으나 과거에는 겨울철에 한정된 지역에서만 만날 수 있었던 매생이! 그는 남해안이나 서해안의 깨끗한 바닷가에서 자생하는데 그 독특한 향기와 살살 녹아내리는 듯한 촉감으로 인해 남도에서는 겨울철 최고의 별미로 꼽혀져 왔으며, 한때 임금님께 진상되었던 귀하신 몸이다. 매생이의 생김새는 파래와 비슷하나 자세히 관찰해 보면 파래보다 훨씬 가늘고 부드럽다. 오죽했으면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매생이를 두고 ‘누에 실보다 가늘고 쇠털보다 촘촘하며 빛깔은 검푸르다.’고 하였을까? 좀 더 실감나게 표현하자면 참빗으로 잘 빗어 넘긴 아름다운 여인네의 머릿결 같기도 하고, 어린아이가 물속으로 잠수해 들어갈 때 풀어지는 머리카락 같기도 하다.

매생이란 이름은 ‘생생한 이끼를 바로 뜯는다.’는 데에서 연유한 순수한 우리말이며, 또 다른 이름으로 ‘세종실록지리지’에는 ‘매산이’, ‘자산어보’에는 ‘매산태’로 소개돼 있다.

매생이에 대한 속담도 참 재미있다. ‘미운사위에게 매생이 국을 준다.’는 이야기가 있다. 참으로 신기한 것은 매생이 국은 팔팔 끓여도 김이 잘 나지 않는다. 이런 까닭에 멋모르고 덥석 입안으로 삼켰다간 입천장이 데여 낭패를 본다. 물론 ‘미운 사위놈 매생이 국’ 이란 말은 딸의 행복을 좌우하는 사위가 미워하고 싶어도 미워할 수 없는 사위에 대한 애증(愛憎)이 함축된 말이 아닐까 싶다.

그러면 과연 매생이는 우리 몸에 어떤 유익한 성분이 있을까? 매생이는 고단백 해조류 식품으로 필수아미노산이 다른 해조류에 비해 높은 편이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단백질을 구성하고 있는 17종의 아미노산 중 8종의 필수아미노산이 42.33%로 차지하고 있다. 지방산 조성 역시 리놀산, 리놀렌산과 같은 필수지방산이 많고, 뇌발달, 치매, 생활습관병에 효과가 있는 DHA(docosahexaenoic acid)와 EPA(eicosapentaenoic acid)와 같은 기능성 지방산이 함유되어 있다. 그리고 총지방산에 대한 불포화 지방산의 비율이 86.66%로 매우 높다. 또한 매생이는 무기물 중 철분, 칼슘, 마그네슘, 나트륨, 칼륨 등의 함량이 많고, 이외 아연, 망간, 구리 등도 꽤 많이 함유되어 있다. 철분은 건조 매생이 100g에 약43mg이 함유되어 있어 우유보다 약 43배나 많아 철분의 기능적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철은 성장, 생식, 면역반응, 두뇌기능, 콜라겐 합성 등에도 관여한다. 매생이는 철분의 요구량이 높은 임산부, 수유부가 먹기에 매우 적합한 식품이다.

칼슘은 건조 매생이 100g에 약 574mg이 함유되어 있는데, 이는 동량의 우유보다 약 5.7배나 많다. 칼슘은 골격과 치아구성의 주성분인 바 매생이는 노인과 여성의 골다공증을 예방하는데 유익하다. 칼슘 외에 골격대사에 중요한 기능을 하는 마그네슘이 건조 매생이 100g에 703.5mg으로 많아 매생이는 뼈 건강에는 과히 금상첨화라 할 수 있다.

매생이는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육지식물에 없는 비소화성 점질성 다당류를 다량 함유하고 있으며, 알칼리 이온도 매우 풍부하다. 따라서 체내의 산성노폐물과 결합하여 배설됨으로써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돕고, 또 콜레스테롤 저하작용 및 중금속 등의 유해물질을 흡착·배설하는 능력이 뛰어난다. 이러한 작용으로 인해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크다.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매생이의 당단백질 성분이 암 치료 및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보고가 있으며, 또 다른 항암성분으로는 알긴산을 들 수 있다. 알긴산은 해조류의 표면에 미끌미끌한 성분인데, 이 물질은 항암작용 외에 위를 보호하고 콜레스테롤 흡수를 제한하며, 또 체내 독소를 배출해 주기 때문에 피부 미용에도 도움이 된다.

/경상대학교 식품영양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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