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꿈키움 교실 활성화 사제동행 문화탐방’ <상>
[기획] ‘꿈키움 교실 활성화 사제동행 문화탐방’ <상>
  • 강민중
  • 승인 2018.02.05 15: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남도교육청 주최·경남일보 주관
 
오사카성 입구에서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있는 탐방단.


<상> 일본 오사카·교토 역사유적지

경남도교육청이 주최하고 경남일보가 주관하는 ‘꿈키움 교실 활성화를 위한 사제동행 먼나라, 이웃나라 문화탐방’행사가 지난달 22일부터 25일까지 3박 4일간 일본 오사카, 나라, 교토 등 역사유적지 일원에서 마련됐다. 이번 ‘사제동행 문화탐방’은 현대를 살아가는 학생들이 우리선조들의 흔적을 돌아보며 나의 뿌리를 생각해보는 동시에 다른 나라의 문화 경험을 통해 창의적인 사고에 도움을 주고자 마련됐다.

올해는 진주·사천지역 9개교 중학교 학생 등과 인솔교사 등 총 52명(꿈키움교실 및 다문화가정, 국가유공자자녀 등)이 일본을 방문해 선조들의 발자취와 그들의 문화를 돌아봤다. 이번 탐방팀은 일본의 화폐역사를 알 수 있는 조폐박물관과 선조들의 아픔을 간직한 귀무덤, 윤동주 시비를 비롯해 오사카 역사박물관, 오사카 성, 고베 메리켄파크, 사람과 방재 미래센터 등을 방문해 견문을 넓혔다. 수백년 역사를 거슬러 오르며 그들의 문화 속에 스며있는 우리의 문화를 찾았다. 특히 고베 대지진의 참상과 극복과정을 간접적으로나마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에 본보는 3박 4일간의 강행군을 펼친 ‘꿈키움 교실 활성화를 위한 사제동행 먼나라, 이웃나라 문화탐방’을 2회에 걸쳐 게재한다. /편집자주

 
천수각 내부에는 과거 전쟁 모습을 재현한 모형들이 전시돼 있다.

◇수백년 전부터 시작된 악연

1592년 11월 7일(음력 10월 4일) 진주성 주변의 민가가 불탄다. 뜨거운 열기, 여기저기 피어오르는 검은 연기와 열기는 초겨울의 추위마저 달군다. 왜군 3만명에 둘러싸인 성 안에는 긴장감이 감돈다. 곧 다가 올 전투에 앞서 성내에는 진주 목사 김시민을 위시한 관군 3800여명과 백성이 합세해 결전을 준비한다.

왜군은 성 주위의 민가를 모조리 불 지르고 총탄과 화살을 쏘아대며 마침내 공격을 개시했다. 성내에 있던 조선 관군은 화차와 현자총통을 비롯한 총포와 화살로써, 백성은 돌과 뜨거운 물로써 대항하며 처절한 전투를 치렀다. 11월 13일(음력 10월 10일) 마침내 싸움에 지친 왜군은 성을 함락시키는 것을 포기한 채 퇴각한다.

제1차 진주성 대첩의 승전은 공방전 긑에 얻은 얻은 귀한 승리로 한산대첩과 행주대첩과 더불어 임진왜란 삼대 대첩 중 하나다. 하지만 무용담은 여기까지다

일본은 1차성 전투의 패배에 크게 분노했고 1593년 6월 2차 진주성 전투를 벌여 10만여명의 왜군은 진주성 내 약 7만명의 조선인을 잔인하게 몰살한다. 이 처참한 비극의 중심에는 임진왜란의 원흉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있다. 탐방단이 처음 찾은 곳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업적이 나열된 오사카다.

 
천수각에서 일어와 영어로된 해설을 학생들과 선생님이 함께 해석하며 읽어보고 있다.

◇다양한 콘텐츠 가득 ‘오사카성’

우뚝 솟은 옛 건물, 주변을 압도하는 외관에서 가이드 설명을 듣지 않아도 오사카성 임을 알 수 있었다. ‘찰칵’, ‘찰칵’ 학생들은 넓은 해자로 둘러쌓인 성각을 찍기에 분주하다. 엽서나 사진을 통해 보던 그 오사카성이었다. 진주성이 자연과 어우러진 단아하고 중후한 멋을 지녔다면, 오사카성은 한 껏 멋을 낸 것 같은 화려함을 지녔다. 이곳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1583년 성을 쌓기 시작했다고 한다. 2차 진주성대첩 발발하기 10년 전인 셈이다. 그는 이곳에서 조선침략에 대한 야욕을 품었을 것이다.

오사카성은 이제 관광객들로 발 디딜틈이 없는 일본 대표 관광지가 됐다. 특히 성 중앙에 자리잡은 8층 높이의 천수각에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영웅담이 최첨단 그래픽으로 소개됐다. 그가 입었던 갑옷, 전투현장을 담은 병풍, 목상 등 우리의 역사를 생각한다면 불편한 내용들이지만 흥미를 유발하는 다양한 콘텐츠는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전시 유물들을 돌아보던 한 여학생이 “진주성이 더 좋다”며 자존심을 세운다. 그러자 남학생들은 전시돼 있는 갑옷을 보며 “체격이 작았네”, “우리가 싸우면 이기겠네”하며 견제하는 모습에서 양국의 관계가 엿보인다.

성을 다 둘러본 한 교사는 “(오사카성은)해외관광객들이 정말 많다. 일본은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영웅화하고 문화재에 재미를 가미해 관광객들에게 홍보하고 있다”며 “역사를 다양한 콘텐츠로 만들어 홍보하는 노력들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역사왜곡도 가능하게 한 것 같다”면서 고개를 저었다.


 
오사카성에 들어서는 천수각이 보인다.
천수각 내부에서 판매하고 있는 기념품.

◇조선인 한 담긴 귀무덤…가슴 ‘뭉클’

탐방단은 교토로 이동했다. 778년 세워진 사원이라는 ‘청수사’와 금색 외관이 특색있는 ‘금각사’를 배경으로 추억의 한 장면들을 남기기에 여념이 없다. 저녁 노을이 질때쯤 가이드가 탐방단 일행을 부르며 길을 재촉한다. “이번에 가는 곳은 한국인들만 가는 장소예요. 들뜬 마음을 잠시 내려두고 경건한 마음을 가졌으면 합니다.”

버스는 인적이 드문 한적한 마을에 들어섰다. 가이드를 따라 100m쯤 걸었을까. 주택가 공원 한켠에 커다란 흙무덤이 보인다. 앞서가던 사천지역 학생들이 가이드 설명도 듣기 전에 한 눈에 알아보고 동시에 외쳤다.

 
귀무덤 앞에 한국관광객이 놓고간 것으로 보이는 꽃이 놓여있다.
귀무덤 앞에서 묵념하는 탐방단.
“귀무덤이다.”

이 곳은 임진왜란 당시 베어간 조선인 12만 6000명의 코가 묻혀 있는 ‘귀무덤(코무덤)’이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잔혹한 전리품을 들고 전국을 자랑스레 순회한 뒤 이곳에 묻었다. 일부는 사천 선진리성 앞으로 옮겨왔지만 완전한 이장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가이드는 귀무덤 위 장식돼 있는 듯한 큰 바위를 가르키며 “저 바위는 장식이 아니다. 조선인들의 혼이 나오는 것을 바위로 막아 둔 것”이라고 했다.

우리 일행은 잠시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도 이시간 만큼은 진지한 모습이다. 숙소로 돌아오는 버스에서 아이들 저마다 임진왜란과 진주성, 귀무덤을 휴대전화로 검색하며 알고 있는 이야기를 공유한다. 이날 학생들은 학교에서 책으로만 또는 사진과 글로만 배웠던 우리 역사를 일본에서 가슴으로 배우는 듯 했다.

조창현 진주교육지원청 장학사는 “오사카성과 귀무덤은 방문은 진주·사천지역 학생들에게는 특별한 경험이었을 것”이라며 “자연스럽게 진주성과 사천 귀무덤의 역사적 배경과 의미를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경험으로 역사에 대한 관심과 문화재를 접하는 자세가 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강민중기자 jung@gnnews.co.kr

◆탐방단 일정

조폐박물관-오사카성-청수사-교토 금각사-윤동주·정지용 시비참배―고배 메리켄파크-키타노 이진칸-사람과 방재 미래센터-나라 동대사·사슴공원-오사카 역사박물관-시립과학관.


 
일본 조폐박물관에서 인솔교사가 학생에게 전시유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탐방단이 오사카성에서 천수각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천수각 8층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오사카 전경.
한 여학생이 장군의 갑옷을 신기한 듯 보고 있다.
교토 금각사 입구에 적힌 지도를 보며 가이드에게 설명을 듣는 탐방단
아름다운 금각사를 사진에 담는 탐방단.
한 교사가 금각사를 바라보고 있다.
정지용시비 앞에선 학생들.
윤동주 시비를 보는 탐방단
일본의 옛 문화를 엿볼 수 있었던 청수사 앞 거리 모습.
청수사는 수년째 보수 공사를 하고 있어서 제 모습을 볼 수는 없었다.
손씻는 체험을 하는 아이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