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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꿈키움 교실 활성화 사제동행 문화탐방<하>경남도교육청 주최·경남일보 주관
강민중  |  jung@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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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2.07  01: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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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인 거리라고 불리는 ‘키타노 이진칸’에서 기념촬염하는 탐방단

<하> 일본 고베·나라 역사유적지
“일본 열도가 어지럽게 흔들렸다. 시원하게 뻗어있던 고속도로가 통째로 드러누워 버렸다. 엿가락처럼 휘어진 철로 위에는 열차가 나뒹굴었다. 타오르는 붉은 화염과 하늘을 뒤덮은 검은 연기, 아수라장으로 변해버린 폐허 속을 종종걸음 치는 시민들, 줄줄이 무너져 내린 건물더미 안에서 들리는 비명, 성역으로 모시던 신사도 내려앉았고 바삐 돌아가던 시계는 순간 멈췄다. 바로 지옥 그 자체였다.”

 
   
▲ 지진 피해 이후 도시를 재건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과 미니어처


◇지진 규모 7의 ‘충격’

1995년 1월 17일 지금으로부터 24년 전 그날, 고베시의 참혹한 모습은 사진 속에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고베시에서 규모 7.3의 대지진이 발생해 600여명이 숨지고 주택 10만채 이상이 파손됐다. 이날 탐방단의 목적지인 고베시로 이동하는 버스에서 찾아 본 대지진 피해사진은 참혹했다.

일본은 그날을 영원히 기억하기 위해 ‘메모리얼 파크’와 ‘인간과 방재 미래센터’를 건립했다. 우리 일행이 고베시를 찾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금의 고베시는 사진 속 모습을 상상할 수 없는 깨끗하고 화려했다. 가이드는 이해를 돕기 위해 “고베시는 대지진 이후 재건을 넘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한적한 해안가에 위치한 메모리얼 파크, 한켠에는 당시의 피해 현장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었다. 땅이 뒤틀리고 무너진 항구 시설들과 기울어진 가로등, 당시의 혼란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탐방단은 외국인의 거리라고 불리는 ‘키타노 이진칸’에 들러 이국적인 건물을 사진에 담으며 숨을 고른 뒤 당초 목적지인 ‘인간과 방재 미래센터’를 찾았다.

이곳은 20여년이 지난 지금에도 각종 영상자료 등을 통해 당시의 모습을 생생히 확인할 수 있는 곳이었다.

고베를 덮쳤다던 규모 7의 강진. 솔직히 탐방단 대부분이 전혀 감이 오지 않는 눈치다. 느껴보지 못했으니 당연했다.

하지만 이곳 영상 체험관에서 지진 파괴력을 접한 일행의 감정은 ‘충격’ 그 자체였다. 저마다 “저 정도 규모면 다 죽겠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지옥을 방불케 하는 엄청난 규모의 지진에 지진 대비가 잘 돼있는 일본도 속수무책이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지진을 심각하게 인지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지난해 11월 15일 포항에서 발행한 규모 5.5 강도의 지진. 거주하고 있는 고층 아파트가 옆으로 흔들렸다. “느꼈어”, “어떻하지” 그냥 멈추길 기다리며 가만히 앉아 있을 뿐이었다.

이후 휴대전화로 재난안내 경보음을 울렸다. 지진을 느꼈다는 게 신기할 뿐 별다른 두려움은 느끼지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방송을 통해 포항과 경주의 피해상황을 보면서 심각성을 인식한 바 있다.

 
   
▲ 메모리얼 파크 한켠에 당시의 피해현장을 고스란히 남겨두고 있다.


◇20여년 전 그날의 생생한 기억

“지진이 나면 무조건 집에 있는 문부터 열어야 합니다. 천정이 무너지면 문이 열리지 않아 대피할 수 가 없어요.” 고령의 자원봉사자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대지진을 직접 겪으면서 맞이한 공포를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배낭, 물,·식품·헬멧·운동화·장갑 매직 펜, 현금, 비상약 등 평소 갖추고 있어야 할 지진 대비 품목의 체크리스트입니다. 마을이나 자치회에서 결정한 피난소에 대해 인지하고 계셔야 합니다. 가족과 연락이 되지 않을 때 ‘지진 발생 시 어디서 만날지’를 평소에 공유하고 있어야 합니다. 명심하세요.” 한 마디 한 마디가 평범하면서도 중요했다.

한 교사는 “태풍은 발생지와 경로를 예측할 수 있는데, 지진은 예측할 수 없으니 무섭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됐다. 우리나라였다면 더욱 피해가 컸을 것”이라며 혀를 내두른다. 이쯤되니 일행의 발길은 자연스레 내진설계를 전시한 곳에 머물렀다. 이곳에서는 내진설계의 원리와 중요성을 체험을 통해 배울 수 있게 했다.

인솔교사들도 학생의 입장에서 청취하고 받아적기 바쁘다. “우리집은 내진설계가 됐나” 불안함에 궁금증이 쌓인다. 한 학생은 내진설계 체험 모형을 직접 시연해보는 용기도 내본다. 이곳은 재해의 참상을 보여주는데 그치지 않고 지진 직후 부흥기의 생활, 거리의 모습, 체험자의 생생한 경험담, 도시이 과제와 희망 등이 드라마로 소개된다.

한 인솔교사는 “자연재해에 속수무책이라는 점이 허무하지만 철저히 대비해 피해를 줄이는 것은 가능해 보인다”면서 “또 다시 이런 부흥을 이뤄내는 인간의 위대함도 느낄 수 있었던 곳”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고베대지진 이후 전 국가적으로 방재, 감재 같은 용어가 부상했다고 한다. 이 때문인지 교복을 입은 일본 학생들도 많았다. 체계화된 안전교육을 학생 때부터 배울 수 있다는 점이 부러웠다. 우리도 내년 상반기 진주시에 경남학생안전체험교육원이 들어선다. 다양한 콘텐츠로 경남지역 학생들이 실효성있고 체계화된 안전교육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선생님이 자가동력을 이용한 전기생산 원리를 보여주고 있다


◇정을 나누는 사제동행 탐방

일정을 모두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문득 사흘전 이른 아침 아이들과의 첫 만남이 떠올랐다. 아이들의 경직된 표정 속에 탐방내내 이어질 어색함을 걱정했다. 가족 여행도 꺼리는 요즘 아이들의 세태를 고려한다면 인솔교사 1명에 학생 4명이 한조를 이뤄 3박4일간 생활하는 ‘사제동행’ 여행은 부담일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일정을 마친 지금은 당시의 생각들이 기우였다는 걸 알고 있다. 3박4일간 옆에서 지켜보며 수십년 전 기억 속 선생님의 절대적 권위는 찾아볼 수 없었다.

탐방기간 동안 선생님은 학생들의 인솔자이자, 부모님 때론 친구였다. 특히 새로운 문화를 접하면서 같은 눈높이에서 배우고, 즐기면서 사제간의 추억을 쌓았다.

사슴공원에서 사슴에게 먹이주는 제자들의 귀여운 모습을 놓칠세라 연신 셔터를 눌러대던 선생님, 사슴을 무서워하는 선생님을 위해 경호원(?)을 자처하던 학생들, 오사카시립과학관에서 체험기구로 아이들에게 장난을 걸며 자연스럽게 과학의 원리를 가르쳐 주는 선생님, 오사카 역사박물관에서 일본어와 영어로만 적힌 설명서를 선생님과 아이들이 머리를 맞대고 해석하던 모습, 뒤쳐진 학생 손을 잡고 끌어주는 선생님과 체력적으로 힘들어 하는 선생님을 뒤에서 밀어주는 아이들. 편의점에서 함께 아이스크림을 사 먹기도 하고, 낯선 언어에 편의점에서 계산을 머뭇거리는 선생님을 위해 대신 용기내는 학생, 밤에 번개(?)만남으로 한방에 모여 벌였던 컵라면 파티 등 낯설었던 광경이 자연스러워질 때 쯤, 어색하게 느껴졌던 ‘사제동행’이란 말도 정겹게 다가왔다.

이번 탐방단 단장으로 동행했던 배진수 학생생활과장은 “(학생들은) 일본에서 수백년을 거슬러 그들의 역사를 접했고 또 일상 속에 들어가 다양한 문화를 직접 경험하며 성취감과 자신감을 얻기도 했을 것”이라며 “특히 사제간에 벽이 없이 소통하고, 이해하며 신뢰를 쌓아가는 기회가 됐다. 이러한 경험이 꿈을 키우는 교실을 만드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강민중기자 jung@gnnews.co.kr

 
   
▲ 자기 부상열차의 원리를 설명한 설치물을 학생들이 체험하고 있다


◆탐방단 일정
조폐박물관-오사카성-청수사-교토 금각사-윤동주·정지용 시비-귀무덤-고배 메리켄파크-키타노 이진칸-사람과 방재 미래센터-오사카 인스턴스 라면 박물관-나라 동대사·사슴공원-오사카 역사박물관-시립과학관.




인간과 방제 미래센터내 설치된 미니어처를 보고 있는 학생들
인간과 방제 미래센터내 설치된 미니어처를 보고 있는 학생들

라면 박물관을 둘러보는 탐방단
라면 박물관을 둘러보는 탐방단
라면을 직접 만들어 보는 학생들
라면을 직접 만들어 보는 학생들
오사카 역사박물관에서 체험놀이를 하는 학생들.
오사카 역사박물관에서 체험놀이를 하는 학생들.
나라 사슴공원에서 사슴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나라 사슴공원에서 사슴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인간과 방제 미래센터
인간과 방제 미래센터에서 지진이 피해 사례가 담긴 내용을 듣고 있는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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