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 경일시단
[경일시단]어둠의 제국(노수옥)
경남일보  |  gnnews@gnnews.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8.02.18  16:51:48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어둠의 제국(노수옥)

어둠에 싸인 나라
한 바가지의 물이 미리 열어놓은 뒷문을
슬그머니 빠져나간다
물소리에 부족이 탄생한다
스스로 몸을 찢어야 살아나는 족속
둥글고 단단한 몸이 풀리고 닫힌 입이 열린다
꼼지락거리는 머리를 외발이 들어올린다
한 치의 틈도 없이 빽빽한 식물의 제국
물소리를 향해 발을 뻗으면
검은 하늘이 들썩거린다
그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빛
어둠속에서만 번성하는 종족이다
하늘을 벗겨낸 손이 한 줌 머리채를 잡아챈다
뭉텅뭉텅 빈자리가 생기고
황금투구를 쓴 부족이 몰락한 곳에
종種이 같은 부족이 들어앉았다
그들의 연금술이 비릿하다
시루에 또 한 부족이 탄생을 기다린다
----------------------------------

시루에 콩나물의 생성을 의미 있게 엮었다. 가난을 덮고 어둠 속에서 다닥다닥 살아온 형제들이 우르르 왔다가 우르르 떠나는 그 집엔 빈 시루 같은 허전함이 비릿하게 남아 있겠다.(주강홍 진주예총회장)
경남일보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