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창원 도심 한복판 가스공장 이전 논란
[르포] 창원 도심 한복판 가스공장 이전 논란
  • 이은수
  • 승인 2018.02.25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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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서 주민 “안전 위협”…업체 “당장은 계획 없어”
상가 건물과 인접한 곳에 신창가스 공장이 위치해 있다. 

지난 22일과 23일 양일간에 걸쳐 도심한복판 가스공장 이전 논란이 일고 있는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호계리 ㈜신창가스 제조공장 일대를 가보았다. 최근 몇년 사이에 코오롱 1차아파트 앞에는 도로를 따라 각종 상가가 즐비하게 들어선 가운데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곳에 가스공장이 있을 것 처럼 보이지 않았다. 아파트 건너편 건물 2층의 한 커피숍에 올라가니 비로소 건물 뒤로 3850㎡(약 1만평)의 가스(제조) 공장이 눈에 들어왔다. 거대 가스공장이 40년 넘게 영업을 해 왔지만 신축 건물들이 병풍처럼 가스공장을 둘러 싸 외부에 노출되지 않았던 것이다. 

좁은 도로를 따라 안으로 조금 들어가자 가스 공장이 나왔다. 넓다란 공장 한쪽에 가스통이 즐비하고, 탱크로리를 장착한 대형 가스차가 마당 한가운데 서있다. 이후 고압가스차를 실은 큰 차가 골몰길을 빠져 나와 코오롱 아파트 앞 왼쪽 시내를 관통했다. 가스차는 이렇게 몇번씩 시내를 들락 날락했다. 이를 지켜 본 한 행인은 “도심과 어울리지 않는 풍경 일 뿐 아니라 가스를 실은 차의 잦은 운행 때문에 시내에서 폭발할 수 있다는 걱정이 앞선다”며 혀를 찼다. 

공장 입구 분식점 주인은 “큰 가스차가 지나갈 때마다 먼지가 많이 나서 영업에 지장이 많다. 겨울철에는 그나마 비닐막을 치지만 무더운 여름철에는 이 또한 여의치 않아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인근 이발소 업주는 “이 곳에서 이발소를 한지 20년도 더 지났는데, 그 훨씬 이전에 가스 공장이 들어섰다”며 “먼저 들어선 공장을 무조건 나가라고는 할 수 없지만, 상전벽해라는 말처럼 가스공장 주변에 인구밀집의 도심지가 형성된 상황에서 주민 안전과 지역발전이 우선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신창가스 때문에 일대 노른자위 땅이 나대지나 창고로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관리지역에서 2종 주거지역으로 변경된 지 20년이 지나도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것은 좀체 보기 드문 일”이라고 꼬집었다.

지역사회에서는 이처럼 신창가스가 주민안전 위협과 함께 내서읍 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송순호 의원이 최근 창원시의회 5분발언에서 “신창가스가 조속히 이전돼야 한다”고 지적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하지만 창원시는 아직까지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신창가스 공장 주변에 아파트와 상가가 밀집돼 있으며, 가스 누출이나 폭발 사고의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주민들은 신창가스가 조속히 이전되도록 행정에서 적극 개입하고 중재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십년 넘게 높이고 있지만 해결되지 않고 있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한 것은 주택지조성을 위한 목적으로 행정과 업체에서는 용도지역에 맞게 가스공장 이전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마땅하다. 특히 신창은 토지의 종 변경으로 지가 상승을 통한 이익도 상당할 것으로 보여 현 공장 부지를 팔고 그 대금으로 공장 이전이  가능하다. 이후 지역 발전은 가속화 될 것이다”고 말했다. 신창가스 주변의 토지 약 5만㎡는 1998년 1월 15일 관리지역에서 제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용도지역 변경이 됐다. 이에 신창가스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이전 계획을 세워야 겠지만, 당장은 이전 계획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신창가스 공장에서는 산업용 가스인 아세틸렌, 산소, 아르곤, 질소, 탄산, 수소 등을 제조하거나 충전을 하고 있으며, 암모니아, 아르곤, 헬륨, 아세틸렌, 수소와 액화석유가스 LPG를 판매하고 있다. 신창가스 주변에는 2040세대의 코오롱타운 1차 아파트, 1730세대의 코오롱하늘채 2차 아파트 등 총 5200여세대에 약 2만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이은수기자 eunsu@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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