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추신수의 텍사스' 앙숙팀으로
오승환 '추신수의 텍사스' 앙숙팀으로
  • 연합뉴스
  • 승인 2018.02.27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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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블루제이스와 1+1년 계약
미국프로야구에서 활약하는 추신수(36·텍사스 레인저스)와 오승환(36·토론토 블루제이스)의 관계가 불과 며칠 사이 기구하게 바뀌었다.

둘은 한솥밥을 먹을 뻔했으나 이제는 앙숙 팀에 속한 서로를 겨눠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오승환은 신체검사를 통과해 토론토 블루제이스 입단을 27일(한국시간) 확정 지었다.

토론토 구단은 “오승환과 175만 달러(약 18억7000만원)에 1년 계약했다”면서 “2019년은 베스팅 옵션(구단이 제시한 기록을 넘어서면 자동으로 계약을 실행하는 것)으로 연봉은 250만 달러(약 26억8000만원)다”라고 발표했다.

현지 취재진은 “오승환이 1+1년 최대 750만 달러(약 80억4000만원)에 계약했다”면서 “올해엔 계약금 포함 200만 달러(약 21억4500만원)를 보장받고, 구단이 정한 기준을 넘어서면 150만 달러(약 16억원)의 보너스를 받는다”고 전했다.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오승환에게 애초 관심을 보인 팀은 추신수가 속한 텍사스였다.

마운드, 특히 불펜진이 허약한 텍사스는 뒷문 강화를 위해 이달 초 오승환 영입에 공을 들였다. 이 과정에서 추신수가 구단과 오승환 측을 잇는 ‘메신저’로 활약한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대우 조건도 1+1년에 최대 925만 달러로 토론토 계약보다 좋았다.

그러나 텍사스는 신체검사에서 발견된 오승환의 오른쪽 팔꿈치 염증을 이유로 계약을 차일피일 미뤘다. 결국 오승환과 텍사스의 계약은 무산됐다.

추신수가 공격의 물꼬를 트고 오승환이 상대 팀 공격을 봉쇄해 텍사스의 승리에 힘을 보태는 장면을 기대한 우리나라 팬들에겐 큰 아쉬움을 남겼다.

스프링캠프 시작 후 여전히 방황하며 한국 KBO리그 복귀마저 염두에 둔 오승환에게 손을 내민 팀은 토론토였다.

오승환은 “토론토는 나의 경력을 존중했고, 협상 과정에서도 나를 꼭 필요로 한다는 진정성을 보였다”며 계약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공교롭게도 오승환이 새 둥지로 택한 토론토는 최근 몇 년 사이 텍사스와 앙숙 관계를 형성한 팀이다.

토론토 호세 바티스타의 ‘빠던’(방망이를 이르는 속어 ‘빠따’와 던지기의 합성어)과 이에 분개한 텍사스 루구네드 오도르의 ‘핵 펀치’ 사건으로 양 팀은 라이벌 관계가 됐다.

바티스타는 2015년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텍사스와의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5차전에서 3-3이던 7회 승리를 결정한 화끈한 좌중월 3점 아치를 그렸다.

홈런을 직감한 바티스타는 메이저리그에서 금기로 여기는 ‘빠던’을 멋들어지게 선보였다.

패배해 포스트시즌에서 짐을 싼 텍사스 선수들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고 내년을 기약했다.

이듬해인 2016년 5월 16일 홈인 텍사스 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파크로 토론토를 불러들인 텍사스 선수들은 참아온 분노를 한꺼번에 폭발했다.

경기 중 바티스타가 2루로 거친 슬라이딩을 하다가 오도르와 충돌했고, 화가 난 오도르는 전문 복서에 버금가는 핵펀치를 바티스타의 얼굴에 꽂았다.

이후 토론토 투수의 보복구 공격이 이어져 양 팀에서 8명이 퇴장당하는 난투극이 벌어졌다.

텍사스는 2016년에도 디비전시리즈에서 토론토와 2년 연속 격돌했지만, 이번에는 힘 한번 쓰지 못하고 3전 전패로 시즌을 마감했다.

추신수와 텍사스는 포스트시즌에서 꼭 한 번은 토론토에 설욕해야겠다고 벼른다. 북미 대륙에 서식하는 청색의 깃털과 갓털을 지닌 새를 뜻하는 블루제이 유니폼을 입은 오승환은 텍사스의 날카로운 창을 꺾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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