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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산 플러스 <190> 완주 운암산명품소나무와 암벽 장관…‘구름 위 솟은 바위산’
최창민  |  cchangmin@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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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25  21:5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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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품소나무와 정상바위군, 산그리메가 아스라히 보이는 이 산 최고의 전망


운암산을 푸대접한다는 등산객들의 불만이 높다. 우람한 바위산과 명품소나무, 그리고 호수와의 어울림, 주변 산과의 조화 등 풍광이 수려하고 아름다워 100명산에 들고도 남을 것인데 홀대하는 바람에 200명산 혹은 300명산에도 들지못했다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운암산에 대해 100대 명산 급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그림 같은 풍경들이 줄줄이 이어진다고 감탄한 뒤 푸대접 이유로 상대적으로 전북지역에 등산인구가 적기 때문이라는 분석까지 내놓기도 한다. 또 다른 이는 운암산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보석 같은 1급 명산이라며 이렇게 멋진 산을 100대 명산에 넣지 않은 것은 모순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100, 200대 명산 타이틀 이야말로 부질없는 허명이라고까지 말한다.

그렇다. 운암산은 수 십 그루의 명품 소나무와 연이어지는 거대한 암벽, 그리고 호수와 어우러져 멋을 뿜어내는 보배 같은 산이다. 아쉬운 점은 위험구간이 많은데 안전시설과 이정표, 등산로가 정비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자체가 시급히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 여겨졌다.

 
   
▲ 안전시설이 없어 위험한 구간
   
▲ 인공호수이지만 자연스럽다는 평가를 받는 대아저수지.


운암산(雲岩山·597m)은 전북 완주군 동상면 대아리에 소재한다. 한자 풀이로 ‘구름 위에 솟은 바위산’이라는 뜻이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산 아래 대아저수지에서 수시로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그 위로 불쑥불쑥 거대한 바위산이 치솟아 올랐으니 산 이름을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산 정상에는 임진왜란 때 왜군이 쳐들어오는 다급한 상황을 한양에 알렸던 봉화대가 있으나 지금은 세월의 무게를 넘지못해 담장이 허물어져 볼품이 없다. 이 역시 복원하면 볼거리를 제공해 등산인구 유입효과를 낼 것이다.

산세는 동서로는 우람한 암벽능선이 타원형의 띠를 이루고, 북으로는 완만하며 남쪽 저수지 쪽으로는 깎아지른 듯 천길 낭떠러지다. 특히 남쪽 암반 끝에 서면 오금이 저린다. 등산로 상에는 굴참나무와 잡목이 주류를 이루지만 가끔씩 용틀임하듯 자라고 있는 초록빛 명품 소나무가 등장해 잔재미를 준다.

▲등산로; 운암상회→오씨묘지→능선안부 갈림길→오름길 위험지역→정상(반환)→능선안부 갈림길→명품소나무→명품소나무→김씨묘지→취수탑→대아정 도착

 
   
 
   
▲ 송어


오전 10시, 등산로 초입 완주군 동상면 대아저수지 옆 빛바랜 운암상회 간판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운암상회를 비롯해 높은집상회 등 네댓 집으로 이뤄진 평화롭고 작은 마을이다. 마을 앞 저수지에서 잡아 온 것인지 알 수 없으나 수족관에는 팔뚝만한 송어와 메기, 작은 빙어가 가득 차 있었다. 송어와 메기 쏘가리를 주재료로 민물 매운탕과 찜 요리를 판다. 민물고기의 제왕이라는 쏘가리, 꺽지는 보이지 않았다.

‘운암산 1.5㎞’를 가리키는 이정표를 따라 마을을 관통해 산으로 향한다. 200m정도 벗어나면 왼쪽으로 길이 나 있다. 구릉을 건너 능선에 올라서면 이 능선이 거의 정상 가까이까지 다가간다. 머리 위에 거대한 바위로 이뤄진 정상 바위 군과 좌우로 준봉들이 새의 날개처럼 펼쳐져 있다. 그 모습이 서로 잘났다며 군웅할거(群雄割據)하는 장수처럼 보인다. 11시 방향 산허리 절벽에는 군부대의 산악훈련장이 보이는데 등산객의 출입은 제한돼 있다.

시골 담장을 연상케 하는 쌓은 산소 옆으로 길이 나 있다. 무덤에 봉계(鳳溪)처사 낙안오공의 산소임을 알리는 비석과 석물이 보인다.

오전 10시 41분, 드센 길 등산화 밑으로 작은 자갈이 굴러다녀서 미끄럽기 그지없다. 이 길을 통과해 올라서면 두 번째 능선에 닿는다. 이 지점에서 좌측으로 돌아 등산로를 약간 벗어난 지역에 무명의 산소와 전망대가 하나 나온다.

 

   
▲ 청송 주왕산과 비슷한 성분을 가진 바위산


전망대에서 볼 포인트는 두개, 산 쪽에 거대한 암릉이 막힘없이 잘보이는데 청송 주왕산의 산세와 닮은꼴이다. 다른 하나는 뒤편에 U자형의 대아저수지 풍광이다. 이 저수지는 1922년 12월 독일기술진에 의해 설계된 것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근대식 댐이다. 누수의 위험으로 수차례 보강공사를 했으나 그마저도 여의치 않자 1989년 12월 기존 지점에서 300m 후퇴해 고산면 소향리에 새로운 댐을 축조했다. 인공으로 건설했음에도 너무 자연스럽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를 배경으로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둘러 있는 운암산이 우뚝해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저수지를 잇는 호반도로는 드라이브코스로 명성이 높다. 이 댐의 수원은 새만금 간척지로 흘러들어 간다.

오전 11시 15분, 주능선 갈림길에 도착한다. 왼쪽 ‘대아휴게소(대아정)2.53㎞’, 오른쪽 ‘운암산 220m’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서 있다.

당초 취재팀은 대아정에서 올라 이 능선을 따르려고 했으나 경남에서 지리적으로 멀어 비교적 짧은 운암상회코스를 택했다. 대신 하산 시 대아정으로 방향을 잡기로 했다. 정상에서 곧바로 진행해 운암수목원으로 하산할 시 교통여건이 좋지 않아 차량회수가 쉽지 않은 점을 감안했다. 이 지역의 산행은 산악회의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 로프가 유일한 안전시설이다.


능선에서 정상까지는 그리 멀지 않다. 그러나 경사가 워낙 급한데다 안전망이나 펜스가 전무해 최대한 로프에 의지해서 안전하게 산행을 해야 한다.

특히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은 기어 올라가야 할 정도이기 때문에 안전한 코스를 택하는 것이 좋다. 풍광이 좋음에도 등산로가 정비되지 않은 점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네발로 기어 정상부근에 올라선다. 정상부는 약간 평평해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오전 11시 27분, 정상에 닿는다. 정상석은 없고 허물어진 봉수대가 취재팀을 맞이한다. 지역의 2금융권에서 세운 알루미늄현판에 운암산 이름을 표기해 놓았다. 고도와 시선이 높아진 덕에 발 아래 대아저수지가 패러글라이드나 헬기에서 내려다보는 것처럼 착시현상을 일으킨다. 암반 끝에 서서 창공을 향해 양팔을 크게 벌리면 영화 ‘타이타닉’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 천길 낭떠러지와 호수, 동성산이 보이고 멀리 첩첩산중 산 그리메가 너울파도처럼 이어진다. 더 멀리 북쪽으로는 천등산과 대둔산까지 조망된다. 산, 나무, 바람, 호수, 근육질 바위산의 조화로움이 온 가슴에 안긴다.

 
   
▲ 허물어진 봉화대


직진 방향 ‘대아 수목원 2.2㎞, 칠백이고지’ 이정표가 등산로를 안내한다. 하지만 취재팀은 휴식 후 반환해서 낮 12시 30분, 2.75㎞ 대아정 방향으로 하산길을 잡았다.

이번에는 엉덩이를 깔고 내려가야 한다. 오름길에서 만난 갈림길을 통과해 반대편 암릉으로 다시 올라선다. 암릉 허리 등산로에서 벗어난 지점 자연전망대에 한그루의 명품소나무가 반긴다. 소나무와 바위산의 대비가 아름다운 최고의 촬영 포인트이다.

하산 길은 대아정까지 몇 개의 까칠한 암릉과 암봉이 교차하면서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오르내림이 반복되면서 역동적인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이곳을 지날 때도 호수 쪽으로 길게 늘어진 명품 소나무들을 만날 수 있다. 과거에 산불이 많이 났는지 군락을 이룬 소나무가 거의 없고 한 두 그루가 암벽 틈에 뿌리를 내려 자라고 있다. 터를 잡은 곳이 현실이고 그곳이 한없이 거친 곳이라해도 이슬과 눈, 서리에 의지하며 몸을 낮추고 맞춰서 꼭 그만큼의 작은 꿈을 키워가는 소나무들이다. 마치 도인처럼 기품이 있어보인다. 다만 척박한 곳에 뿌리를 내리는 바람에 제 생명을 다하지 못할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취수탑을 지나 암벽 옆으로 내려서서 오후 3시께 호수 옆 대아정에 도착했다. 온 길을 뒤돌아보면서 든 생각은 지역 산악인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산이라는 점이다.

최창민기자 cchangmin@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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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씨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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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프에 의지한 채 내려오는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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